환영교황...이땅에 빛을|요한 바오로2세 서울에 오던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한반도 온겨레에 평화와 희망의 빛을 내려주소서-. 3일 세계8억가톨릭 수장이자 평화의 사도 교황 요한 바오로2세가 붕정만리 순례의 첫발을 서울 김포에 딛고 이땅에 축복의 입맞춤을 했다. 한국천주교 포교 2백년사에 가장 큰 손님을 맞은 이날 1백47만 천주교 신자를 포함한 온국민은 정중한 가운데 뜨거운 열기로 환영했으며 모든 이가 한마음되어 화해와 사랑의 강복을 기원했다.
교황이 오시는 날서울지방은 높은 구름이 다소 끼었으나 기온은 섭씨 12도, 습도 60%에 남서미풍이 부는 전형적인 봄날씨.
30m높이의 초대형 십자가가 돋보이는 서울여의도시성식장을 비롯, 김포가도와 절두산에 이르는 거리에는 태극기·교황기가 나란히 나부끼고 곳곳에 세워진 환영아치와 입간판은 교황의방한무드를 한껏 더해주었다.
교황의 김포공항 도착에 맞추어 전국의 성당과 교회에서는 그의 안착을 알리는 종이 울렸으며 교황일행이 입경하는 가두에는 1백만명의 시민이 운집, 열렬하고 따뜻한 영접을 했다.
한편 국제테러단의 교황위해 정보속에 1일부터 갑호비상에 들어 간 치안당국은 이날 각 행사장과 행차연도에 5만여명의 경찰력을 투입하는 등 큰 손님 맞이에 철저하고 세심한 안전 조치를 했다.
김포공항 입구와 서울대교·광화문·중앙청앞·서울시청앞에는 환영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성하 방한이라고 쓴 대형 입간판이 태극기·교황기와 함께 장식됐고 명동성당 등 각성당에는 교황만세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태극기와 교황기가 물결치는 광화문·여의도·김포가도 곳곳에는 환영아치가 세워져 온통 축제분위기.
태극기와 교황기를들고 이른아침부터 몰려들기 시작한 신도와 환영시민들은 정오쯤 교황이 지나가는 양화교·절두산·서대문로터리·광화문에 30여만명이나 몰려 거리는 온통 환영인파의 물결로 넘쳤다.
교황을 직접 만나보기 위해 제주도에서 상경한 이우섭목사(40·북제주군구좌읍종달리교회)는 교황께서 이번 기회에 휴전선 너머 북한까지는 못가시더라도 북에 사는 동포들을 위해 기도하고 축복해주셔서 통일의 그날을 바라볼 수 있게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사원 촌병용씨(32·서울도곡동 주공아파트 303-301)는 천주교신자는 아니지만 세계의 평화의 사도인 교황께서 우리나라를 찾아온 것은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과 꿈을 주기 위한 것으로 비단 천주교 신자만의 경사에 그치지 않는다고 교황의 방한을 환영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