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주최)서울고 "우리생애 최고의 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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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최고권위와 영예를 자랑하는 대통령배쟁탈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다운 최대의 명승부였다. 「야구는 9회말부터라는 명언」을 실감케 해준 한편의 대역전 드라머였다.
스코어는 3-1로 경남고 리드. 더우기 서울고는 경남고 에이스 배석근의 역투에 속수무책, 단 4안타의 빈공을 보여 경남고의 승리가 눈앞에 보이는 듯했다.
9회말 서울고의 마지막 공격. 선두7번 김동수가 결연한 자세로 배터박스에 들어서 경남고의 마운드를 매서운 눈초리로 쏘아보았다.
김은 배석근의 3구를 강타, 중전안타를 뽑아내 대역전극의 발판을 마련, 우측외야선에 운집한 서울고 응원단을 흥분케했다.
이어 8번 임형석도 같은 코스의 중전안타로 후속하고 9번 박형렬의 보내기를 경남고 3루수 진정호가 어물어물거리다 뒤늦게 1루에 송구하는 실책으로 무사만루를 이루었다.
고속버스를 타고 상경한 5백여 경남고 응원단은 삽시간에 침묵속으로 빠졌으며 자리를 뜨려던 서울고 응원석은 환호로 뒤바뀌는 순간이었다. 이 호기에서 서울고는 1번 유준호의 희생 플라이와 2번 김경수의 내야안타로 3-3 동점을 만들고 1사 1-2루의 찬스가 계속되었다.
이어 3번 양능호가 범타로 물러났으나 4번 김풍기가 고의 사구로 또다시 2사만루를 이루었으며 5번 이용호가 볼카운트 2-2에서 배석근의 회심의 커브인 제5구를 통타, 볼이 투수옆으로 빠지는 결승타가 되어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3회까지는 투수전
서울고는 경남고 선발 배석곤의 호투에 눌려 무안타, 경남고는 서울고 선발 이용호로부터 2안타와 3개의 4사구를 골랐으나 역시 무득점, 팽팽한 균형을 이뤘다. 그러나 3회초 구원 투수 좌완 박형렬이 경남고 투수겸 4번타자 배석곤에게 중전안타를 맞으면서 집중 4안타를 허용, 3실점으로 전세는 경남고쪽으로 기울었다. 하지만 서울고는 막판에 기적의 역전을 이루고야 말았다.

<할수있다 자신감결실>
▲구상문 서울고감독=처음부터 에이스 박희만이 빠져 어려운 경기를 끌어왔다. 그러나 예선전에서부터 매게임 10개이상의 안타를 때려왔기 때문에 투수열세를 방망이로 대신하겠다는 생각은 그대로였다.
경남고 에이스 배석곤은 좋은 투수다. 타자앞에서 변화무쌍하게 살아나는 구질에 초반에 몹시 당황했었다. 매회가 끌날때마다 선수들에게 「할수있다」는 신념을 강조해준게 큰 도움이었다고 생각한다. 서울고야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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