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 우승…한국女 "LPGA투어 9개 중 6개 우승"...'최소 브라질급'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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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 LPGA 극적 우승'

19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 오아후 코올리나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 12언더파 단독선두로 출발한 김세영은 이날 1타(버디 3개,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를 잃었지만 최종합계 11언더파로 박인비(27·KB금융그룹)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 1차전에서 이글 샷으로 우승했다. 우승상금은 27만달러(약 2억9000만원).

김세영은 이로써 올 시즌 LPGA투어 두 번째 대회인 지난 2월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 이후 69일만에 통산 2승째이자 시즌 첫 2승의 주인공이 됐다. 또 한국선수들은 LPGA투어 시즌 9개 대회 가운데 6개의 우승트로피를 가져왔다.

승부를 연장전으로 몰고 간 5.5m 거리의 칩샷은 한편의 드라마였다. 박인비와 11언더파 공동선두로 마지막 홀에 들어선 김세영의 티샷(하이브리드)은 뒷바람을 타고 페어웨이에 떨어진 뒤 굴러서 워터해저드로 빠졌다. 러프였지만 2온이 가능한 박인비의 승리가 예상됐다.

1벌타를 받고 친 김세영의 세 번째 샷은 워터해저드로 둘러싸인 그린 턱을 간신히 넘어와 핀에 5.5m가 모자라는 그린 프린지에 떨어졌다. 박인비는 홀을 크게 지나친 두 번째 샷의 첫 퍼팅을 홀 10cm에 붙였다. 그런데 그린 밖에서 친 김세영의 파 세이브 칩샷이 그대로 홀로 빨려들어갔다. 김세영은 양팔을 벌리고 포효했다.

승부는 연장전. 같은 홀에서 김세영은 두 번째 샷으로 154야드를 남겼다. 8번 아이언으로 샷한 볼은 또 간신히 워터해저드 경계면의 둔덕을 넘어와 한 번 튕기더니 핀 40cm 지점에서 점프하듯 홀(컵)로 사라졌다. 정말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갤러리들의 환호성에 박인비의 표정은 흑빛이 됐다. 박인비는 두 번째 샷이 그대로 이글이 되어야 연장 2차전에 나갈 수 있었지만 그린을 놓쳤다. LPGA투어 사상 최단시간 연장전 승부로 기록될 만큼 극적이고 통렬했다. 김세영은 지난 6일 끝난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의 역전패의 아픔도 이 샷으로 씻어냈다.

'빨간 바지의 마법'은 이렇게 미국에서도 통했다. 김세영은 대회 마지막 날이면 빨간 바지를 입는다. 2013년 9월 국내에서 열린 한화금융 클래식 마지막날. 그는 16번홀까지 3타를 뒤졌다. 그런데 17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기록해 선두였던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을 1타 차로 압박한 뒤 18번홀(파5)에서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승부를 뒤집었다. 그는 이 샷을 자신의 최고의 샷으로 친다. 또 올해 첫승인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도 연장전에서 우승했다.

김인경(27·한화)은 2010년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이후 5년 만에 정상을 노렸지만 퍼팅이 또다시 발목을 잡았다. 17번홀의 버디 상황에서 3퍼트 보기가 나왔다. 이번 대회는 김세영이 우승한데 이어 박인비는 2위, 김인경은 단독 3위(9언더파), 김효주(20·롯데)와 최운정(26·볼빅)은 공동 4위(7언더파)에 올라 1~5위까지 한국선수가 모두 싹쓸이 했다.

한편 김세영의 LPGA 우승 소식에
온라인 중앙일보
'김세영 LPGA 극적 우승' [사진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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