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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와 비타민E는 찰떡 궁합, 철분 보충제와 녹차는 견원지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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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3호 22면

중앙포토

사주팔자는 없고 제조날짜만 있는 건강기능식품과 식품·의약품 사이에도 궁합이 있다. 건강기능식품을 먹으면서 약도 함께 복용하면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믿는 사람이 많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건강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 건강기능식품과 다른 건강기능식품, 약과 품의 상호작용에 따른 부작용 탓이다. 물론 함께 먹는 것이 좋은 짝꿍들도 있다. 오메가-3 지방과 비타민 E가 좋은 예다. 오메가-3 지방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염증을 억제해 동맥경화·암·치매 등의 예방을 돕는 고마운 지방이다. 하지만 불포화 지방의 일종이어서 쉽게 산화될 수 있고 산화의 산물로 건강에 해로운 과산화 지질이 생성된다는 것이 단점이다. 비타민 E는 지방 산화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건강식품과 약 복용의 정석

칼슘 보충제와 우유도 궁합이 잘 맞는다. 우유에 든 유당·유단백이 칼슘의 흡수를 도와서다. 칼슘 보충제를 복용할 때는 비타민 D(장에서 칼슘 흡수를 도움)와 비타민 K(골다공증 개선 효과)를 함께 먹는 것이 좋다.

빈혈 때문에 철분 보충제를 복용 중이라면 비타민 C·비타민 E·셀레늄을 함께 섭취하는 것이 유익하다. 비타민 C·비타민 E가 철분의 체내 흡수를 돕는다. 또 혈액 속 철분이 산화되면 철분의 산소 운반기능이 떨어지는데 강력한 항산화(抗酸化) 성분인 셀레늄이 이를 복구시킨다.

심장 건강에 유익하다는 코엔자임 Q10은 비타민 E와 잘 맞는다. 코엔자임 Q10이 비타민 E의 항산화 효과를 오래 유지시키기 때문이다. 비타민 C와 비타민 E도 좋은 짝꿍이다. 수용성(水溶性)인 비타민 C와 지용성(脂溶性)인 비타민 E를 함께 섭취하면 각각 세포 밖과 안에서 노화의 주범인 유해(활성)산소를 없애 항산화 효과가 극대화된다.

건강기능식품들끼리 견원지간(犬猿之間)인 경우는 드물다. 다만 서로 흡수를 방해할 수는 있다. 예로 칼슘 보충제를 복용할 때 클로렐라·스피룰리나·단백질 보충제와 함께 먹으면 소변으로 칼슘이 다량 배출된다. 칼슘과 철분을 함께 먹는 것도 밑지는 장사다. 칼슘과 철분은 한 통로를 통해 흡수되는데, 둘을 동반 섭취하면 두 성분이 서로 흡수되려고 경쟁해 체내 흡수율이 떨어진다. 만약 둘 다 섭취해야 한다면 칼슘제는 식사 후, 철분제는 빈속에 먹는 게 좋다.

빈혈 예방을 위해 철분 보충제를 복용 중이라면 녹차와 함께 먹지 않는 것이 맞다. 녹차의 떫은맛 성분인 타닌(카테킨)이 철분과 결합, 철분의 체내 흡수율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비타민 보충제를 복용할 때도 녹차·홍차 등 타닌이 든 식품을 함께 먹으면 손해다. 타닌이 약효를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맹물과 함께 복용하는 게 최선이다.

칼슘·철분·마그네슘 등 미네랄 보충제를 복용할 때는 식이섬유를 잠시 멀리 할 필요가 있다. 식이섬유가 변비·비만·대장암 예방을 돕는 귀한 성분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미네랄과 식이섬유를 동반 섭취하면 미네랄의 체내 흡수율이 떨어진다. 미네랄 보충제를 곡물이 주원료인 영양제나 식사 대용식품과 함께 먹는 것도 피한다. 곡류에 든 피틴산이 미네랄의 체내 흡수를 방해해서다. 콜레스테롤 문제로 고민인 사람이 흔히 찾는 건강기능식품이 감마-리놀렌산(GLA, 달맞이꽃 종자유 등)과 DHA·EPA 등 오메가-3 지방이다. 둘 다 혈액을 묽게 하는 역할을 한다.

혈당강하제를 복용 중인 당뇨병 환자가 누에가루 등 ‘혈당을 떨어뜨린다’는 건강기능식품을 함께 먹으면 혈당이 너무 떨어져 생명을 위협하는 저혈당에 빠질 수 있다.

알로에 함유 제품을 강심제·이뇨제·부정맥 치료제와 함께 복용하면 체내 전해질 균형이 깨져 칼륨이 결핍될 수 있다. 칼륨은 칼슘과 함께 한국인이 부족하게 섭취하는 미네랄이며 부족하면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는다. 알로에 제품을 이런 약들과 함께 복용하면 약효가 너무 강해져 심장기능과 근육이 약해질 위험도 있다.



도움말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차움 푸드테라피센터 이기호 센터장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tk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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