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물리학과 이은성 교수 밝혀내|세종대왕 기념관 대리석 해시계 신법지평일지|1636년 독일천주교 선교사 「아담·샬」이 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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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세종대왕 기념관에 전시돼 있는 신법지평일지 제작연대와 제작자가 17세기 중국 명나라에 와 있던 독일인 천주교 선교사「아담·샬」로 밝혀져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6일 물리학자인 이은성박사(인하대응용물리학과)가 밝힌 바에 따르면 지금까지 작자와 제작연대를 몰랐던 대리석 지평일지는 병자호란이 일어난해인 1636년 명나라에 와있던 「아담·샬」이 만들어 소현세자에게 선물함으로써 우리 나라에 전해졌다는 것.
이 박사는 83년12월부터 이 대리석 해시계와 또 다른 오석(오석) 해시계의 영침(시계바늘역할)을 계산해내는·연구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길이1백2O·5cm, 너비7·5cm, 두께l6· 5cm의 이 해시계 왼쪽에는 희미하게 「탕약망」라는 글자와 「세종9년병자」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탕양망」은 「아담·샬」의 한자이름이고 「세종9년병자」은 명나라의 연호로서 1636년에 해당된다는 것.
이박사가 이 대리석 해시계에 관심을 갖게된 것은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다른 해시계가 1시간단위인데 비해 이 시계는 15분(1제) 단위까지 정확히 구분되어 있고 시각표시범위도 동양식이 아닌 삼각함수법을 쓰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다른 해시계의 경우 서울(한양)을 기준으로 위도, 태양의 고도및 진행방향을 계산해서 맞출 수 있었지만 이 대리석 해시계는 서울기준으로는 전혀 맞지 않고 경계의 길이도 구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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