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공개된「정부종합정사 사무 자동화 시범실」|회의도 전화로…″미래의 사무실〃 본격가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경기도 과천에 자리한 정부 제2청사에는 색다른 사무실이 있다.
제2별관 7층 북쪽에 있는 이 사무실은 문 앞에 붙은「정보산업과」라는 팻말만 봐서는 외형상 일반사무실과 다른 점이 없다.
하지만 일단 문을 열고 들어가 보면 이 사무실이 여느 정부부처 사무실과는 전혀 다른 형태임을 금방 알 수 있다.
책상마다 전화와 컴퓨터터미널이 가설돼 있고 요소 요소에는 복사기·팩시밀리·메모리타자기 등 최신 사무자동기기들이 비치돼 있다.
여기가 정부부처의 사무자동화사업의 일환으로 지난주부터 본격가동하기 시작한 과기처 정보산업 기술국 사무자동화시범 사무실」이다. 조만간 일반 사무실에도 찾아올 자동화사무실의 기능을 살펴본다.
아침 9시.
가희열과장은 책상 앞에 놓인 터미널에 스위치를 넣어 오늘 처리해야할 주요업무 목록을 살펴본다.
상오10시에 장관에게 기술도입 및 지원업무에 관한 보고를 해야하고, 하오2시부터는 정부 데이터코드 표준화 자문회의를 주재하고, 같은 시간 사무실에서는 외부 견학자에 대한 자동화시범 사무실 소개가 있는 것으로 돼있다.
한편 하오4시30분부터는 IMB측과 한글코드관계 협의가 있고 전반적으로는 정보산업육성법 수정안 작성과 제1회 개인용 컴퓨터 경진대회 준비 현황 파악을 하도록 돼있다.
이러한 자료들은 수시로 입력된 것으로 해당 날짜를 두드리면 시간별로 스케줄이 나타나는 것이다.
유과장은 우상철기좌를 전화로 불러(인터폰 역할을 함)『오늘 장관에게 보고할 브리핑 차트가 완성됐는가.』를 확인한다.
우기좌는 책상 앞의 워드프로세서로부터 브리핑 차트를 불러 유과장의 터미널로 보낸다.
정보산업 육성법 수정안을 손질하고 있던 유과장은 『삐-』하는 소리에 터미널에 나타나고 있는 브리핑 내용을 흩어 보며 즉석에서 자구수정과 문장을 다듬은 후 다시 우기좌의 터미널로 보낸다.
우기좌는 브리핑차트를 완성한 후 프린터로 인쇄해 내고 유과장은 이것을 갖고 장관실로 향한다.
장관은유과장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4월에 열릴 제1회 전국 개인용 컴퓨터 경진대회 포상관계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센터설립에 관한 업무추진현황 등의 보고를 지시했다.
사무실로 돌아온 유과장은 터미널에 올라와 있는 몇 건의 결재서류를 흩어보고 사무관들을 전화로 동시에 불러, 전화회의를 시작한다. 『석경구 사무관은 오늘까지 컴퓨터경진대회 포상업무를 확정 짖고. 신정수 사무관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센터 설립업무에 좀더 박차를 가해 주시오. 그리고 우기좌는 2시에 열릴 정부코드표준화 회의관계 준비를 오전 중에 끝내 주시고…』
사무관들은 과장의 지시를 받고 각자 업무에 들어간다.
하오2시 유과장과 우기좌는 정부코드표준화 회의 참석차 상황실로 향하고 신사무관은 사무자동화 시범사무실 견학자들을 회의실에 안내해놓고 대형 프로젝터로 이 사무실의 운영상황 등을 설명한다.
『최신사무자동화기기 25대를 구비한 본 사무실은 미래의 사무실을 보여주는 시범 시스템으로 현재는 청와대·총무처·상공부·한국과학기술원 등과 자료수급 및 즉시이용이 가능하며… 』
석사무관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센터 설립관계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데 중앙일보로부터 취재관계로 「현재 공급 가능한 각종 데이터 및 업무현황목록」의 요청을 받았다.
석사무관은 KAIST의 메인 컴퓨터를 불러 목록을 프린터로 인쇄한 후 중앙일보가 갖고 있는 팩시밀리로 전송한다.
하오4시 유과장은 IBM과 한글코드협의를 하고 자리로 돌아와 내일 할 일을 터미널모니터로 확인하고 새로운 사항을 입력시킨다.
이 시범사무실의 시스템 개발을 알고있는 박동인 연구원(KAIST전산개발센터)은『지금상태로 완벽한 사무자동화가 이루어졌다고 할 수는 없으나 각종 문서를 마이크로 필름화해서 종래 l5개나 되던 캐비닛을 2개로 줄이고 사무요원들이 왔다갔다하지 않고도 업무를 신속히 처리할 수 있게 됐다는데서 이미 사무자동화의 덕을 톡톡히 보고있는 셈』이라고 말하고, 궁극적으로는 전부처가 이러한 시스템으로 전환되어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런데 이 시범 사무실은 매주금요일 사무실을 개방해서 외부인의 견학이 가능토록 하고있다.<윤재석 기자< p>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