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교육은 부모 책임" 주부 직장인 퇴직 많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GS칼텍스 여수공장은 지난 여름방학 동안 직원의 초등학생 자녀를 위한 여름학교를 열어 수영.공작 교육과 함께 캠핑 활동을 했다. 중.고등학생을 위해서는 2박3일 일정으로 서울과 주요 도시 대학교 투어를 실시해 대학 입학의 꿈을 키워주기도 했다. 남양알로에는 여름방학 동안 임직원의 초.중생 자녀를 대상으로 '꿈나무 캠프'를 열어 도자기.애니메이션 교실 등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대림산업은 매년 여름방학에 직원 자녀를 대림미술관에 초청해 전시물을 관람케 하고 공작 교실 등을 연다. 쌍용건설은 역사 탐방 행사를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팬택 계열 등도 방학 때 직원 자녀를 위한 영어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기업이 아직 많지는 않다. 그나마 이런 프로그램도 방학 기간 등에 집중돼 있고, 기간도 대체로 일주일을 넘지 않아 맞벌이 부부의 방학 중 자녀 교육 고민을 덜어주기엔 역부족이다. 영.유아를 위한 탁아 지원을 하는 곳은 있지만, 취학 어린이의 학기 중 교육까지는 아직 기업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다. 어린이가 갑자기 아픈 경우 등 비상시에 대비한 섬세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곳도 찾기 힘들다. 이 때문에 영.유아 때 보육시설을 이용할 수 있었던 어머니 직장인이 어린이가 학교에 입학한 뒤에는 결국 직장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취업사이트 '사람인'이 4월 맞벌이 직장인 978명을 조사한 결과 33.5%가 자녀의 육아.교육 문제로 직장을 그만두거나 심각하게 고민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실제로 '그만둔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남자는 9.3%, 여자는 21.3%로 어머니들이 느끼는 부담이 훨씬 컸다.

자녀 교육을 근로자 책임으로 돌리다 보니 사교육비 부담도 늘어난다. 통계청의 조사 결과 교육비가 부담된다는 가구주 비율은 해마다 늘고 있다(1996년 66.7%에서 2004년 77.2%).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한국의 사교육비 부담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3.4%로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 특별취재팀
미국.독일.일본 = 이영렬(팀장), 이현상.장정훈.홍주연 기자 (이상 산업부),신인섭 기자 (사진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