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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남 탓 하는 못된 버릇"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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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김무성 새누리당(왼쪽)·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각각 당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2012년 대선자금 의혹으로 확산되자 김 대표는 “야당도 같이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대표는 “새누리당은 전원이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대응했다. [김성룡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1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박근혜 정부 위기의 본질은 신뢰”라며 “또다시 진실을 회피하고 가로막는다면 정부에 대한 신뢰는 완전히 붕괴돼 회복 불능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제(12일) 잠을 이루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의 앞날이 진심으로 걱정된다”고도 했다. 문 대표는 리스트에 오른 인사들을 겨냥해 “전·현직 대통령 비서실장과 국무총리를 비롯한 최고 권력 실세들인데 그들이 직책 뒤에 숨어 있으면 무슨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며 “직책 뒤에 숨지 말고 나서서 진실을 밝히고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대표는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성역 없는 수사를 말하면서 검찰에 공을 넘겼지만 이제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고 할 것이 뻔하다”며 “무엇보다 박 대통령이 사즉생의 각오와 결단을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 대선자금도 조사해야 한다”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발언에 대해 “나도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거냐. 성 전 회장이 우리한테 대선자금을 제공했다고 했느냐. 무슨 엉뚱한 소리냐”고 반박했다. 성 전 회장이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과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특별사면을 받았다는 새누리당의 지적에는 “사면은 법무부 업무”라며 “사면을 받을 때 성 전 회장이 돈을 줬다면 수사 대상이 돼야 하지만 그런 일이 없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못된 버릇들이다. 지금 새누리당은 전원이 다 석고대죄를 해야 한다. 자꾸 남 탓만 하는데 그렇게 해서 국민의 심판을 피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문 대표는 특별사면 문제에 관한 질문이 이어지자 “우리 기자님들, 그걸 왜 나한테 묻나. 엉뚱한 사람 따라다니지 마시라”고도 했다.

글=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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