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 돌풍 주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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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슈퍼 화요일」의 예선 결과가 전해진 13일 밤 워싱턴의 「게리·하트」선거본부와 「먼데일」의 선거본부에서는 다같이 승리를 축하하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게리·하트」진영에서는 뉴잉글랜드 지방에서 시작된 그의 초기 승세가 남부와 서부지방에 까지 추진력을 뻗치고 있음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이날의 결과가 승리라고 해석했다.
「먼데일」진영에서는 지난 20일 아이오와주 코커스 이래 차점만 해오던 「먼데일」이 이날 2개 주에서 승리한 것은 「게리·하트」선풍에 제동이 걸렸음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승리였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아 민주당의 이 두 후보가 거둔 이날의 예선결과는 어느 한쪽이 조기에 절대적 우세를 거둠으로써 「레이건」현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의 총 공세를 앞당기려던 목표를 이루지 못했음을 뜻하는 것이다.
이제 모든 예선전이 끝나는 6월말, 또는 최악의 경우 민주당 대통령후보 지명대회가 열리는 7월l6일까지 두 후보간에 피나는 이전투구가 벌어지게 되었다.
「먼데일」후보는『지금까지는 1백m 경주였으나 앞으로는 마라톤』이라고 이런 양상을 표현했다.
이날 예선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하트」의 강점은 조직도 없고 유세도 별로 하지 않은 남부의 플로리다주와 서부의 워싱턴주에서 「먼데일」을 압도했다는 사실이다. 이로써 그의 인기가 전국적으로 널리 확산되어 있음이 입증되었다. 그러나 동시에 약점도 드러났다.
첫째 그는 흑인 표를 모으는데 실패했다. 흑인 유권자가 많은 조지아 및 앨라배마주에서 그가 차점자로 떨어진 것은 이 때문인데 전통적으로 민주당 대통령후보는 흑인 표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그가 보인 이 약점은 심각한 것으로 지적된다.
둘째 매사추세츠, 로드아일랜드, 플로리다 등에서는 그가 계속 젊은 층의 표를 압도 적으로 많이 모았지만 조지아와 앨라배마주에서는 젊은 층 표가 「먼데일」목으로 반분되었다는 점이다.
대의원수가 1백 명을 넘는 대규모 예선 주 9개중에서 지금까지 예선을 거친 것은 매사추세츠와 플로리다 2개 주뿐이다. 따라서 전세는 앞으로 일리노이(3월20일), 뉴욕(4월3일), 펜실베이니아(4월10일), 텍사스(5월5일), 오하이오(5월8일), 캘리포니아·뉴저지(6월5일) 등 7개의 큰 주에서 결정된다.
「먼데일」의 조직이 막강한 이 지역에서 「하트」가 급조된 조직과 인기만 가지고 어느 정도의 지지를 얻어낼지 관심거리다.
한편 지난 80년 선거 때 「레이건」을 지지했던 민주당 유권자의 상당수가 「하트」지지로 돌아서는 경향을 보여 「레이건」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매사추세츠주에서는 「레이건」을 지지한 민주당원 중 60%가「하트」지지로 돌아섰고 플로리다주에서는 50%, 다른 주에서는 약간 낮은 비율로 「하트」쪽으로 전향했다.
또「먼데일」지지자들은 「먼데일」이 후보지명을 받지 않더라도 다른 민주당후보에 투표할 의사를 보이고 있으나 「하트」지지자들은 「하트」가 후보지명에 실패할 경우 「레이건」에게 투표할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다. 이는「먼데일」보다는 「하트」가 「레이건」의 지지표를 뺏어오는데 더 능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앞으로의 관심은 간신히 열세를 만회한「먼데일」이 계속 득세하느냐, 다시 쇠잔하느냐에 쏠리고있다.
【워싱턴=장두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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