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육성증언 영상(19) “전쟁 중에 애 데리고 춘천까지 찾아온 우리 집사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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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 전 총리=우리 집사람이 발발 기는 영아, (딸 예리가) 두살 먹어서 기기 시작하는데 애를 데리고. 내가 중공군과 싸워서 죽는다고 소문이 잘못간 모양이야. 대구에 있다가 차편이 안 잡히고. 그때는 여객을 실어날랐나. 주로 군수 해서 움직이는데. 화차(화물열차). 화차를 타고서 서울에 와서, 서울서 춘천은 군대 GMC를 빌려 타고. 뒤에 올라타고. 태워다달라니까 태워다 주더래. 쑥밭이 된 춘천에 왔어.

폭격으로 춘천에 집이 없어요. 또 (아내가 춘천 온 걸) 어떻게 알았느냐면. (아내가) 거기(춘천) 가서 가마니를 이렇게 막 좀 바람을 막을 수 있도록 치고. 소양강 옆에 아주머니들이 바구니에다 여러가지를 담아 팔고 있는데 가서 저녁거리를 사려고 집 사람이 돌아다니는데. 누가 뒤에서 “옥아” 그러더래. 박(정희) 대통령이 거기서 서서 조카딸을 부르고 있더래. 가서 삼촌을 붙들고 울고불고. “네가 웬 일이냐.” “아, 얘 아빠가 중공군과 싸우는데 죽을 거라고 소문이 그렇게 나서. 죽으면 나도 같이 죽으려고 왔다”고 그래.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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