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87.76 … 44개월 만에 최고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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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증시가 잇따라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저금리와 양적완화로 돈이 넘쳐나는 데다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감도 크기 때문이다. 10일 코스피지수는 3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시가총액 13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15년 만에 2만 선을 넘어섰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7년 만에 4000선을 돌파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28.89포인트(1.40%) 오른 2087.76으로 장을 마쳤다. 이는 2011년 8월 2일(2121.27)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시가총액은 1304조원으로 불어났다. 이전까지 시총 최고치는 2011년 5월 2일의 1250조원이었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5.06포인트(0.75%) 오른 682.02로 장을 마쳐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강병모 한국거래소 시황분석팀장은 “세계 각국의 통화완화 정책으로 시장에 돈이 많이 풀려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된 데다 국내 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감, 무디스의 한국 신용 전망 상향 조정(안정적→긍정적), 추가 통화완화정책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2011년 5월 2228.96으로 고점을 찍은 코스피지수는 그해 8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1600선까지 밀려났다. 그후 미국·유럽·중국·일본 등 주요국 증시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크게 오를 때에도 코스피지수는 1750~2100 사이를 오가며 박스권에 갇혀 있었다. 주요 국내 기업의 성장성이 둔화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3년간 증권가 애널리스트가 기업 실적 전망을 줄여 왔지만 요즘엔 1분기 실적을 올리느라 바쁘다”며 “경기부양, 기업 실적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코스피지수는 2100선을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실적 개선의 이유로 유가 하락으로 인한 원가 절감 효과, 낮은 원화 가치(원-달러 환율 평균 1100원대) 등을 꼽았다.

김창규·하현옥 기자 teente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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