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도 좋아진 '꽃미남 거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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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이형두(25.사진)는 온몸을 던져 스파이크한다. 지난해 올스타전에서 이경수(LG화재) 등 거포들을 제치고 시속 116㎞의 스파이크 서브 최고 기록을 세웠다. 코트가 울릴 정도로 소리를 지르는 파이팅과 쇼맨십에서도 이형두를 따라올 선수가 없다.

이건 겉모습이다. 배구계 꽃미남으로 불리는 곱상한 얼굴과 달리 그는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를 쓴다. 그래서 그가 입을 열면 이미지는 확 바뀐다. 성격도 내성적이다. "결혼하고 싶은데 여자친구가 없다"는 그의 말은 내숭이 아닌 것 같다. 이형두는 "고민이 있으면 잠을 자지 못한다. 그래서 살도 안 찐다"고 말한다.

그의 가장 큰 고민은 수비다. 이형두는 1999년 아시아 청소년 대회에서 공격 부문 성공률 2위에 올랐고, 경기대 졸업반이던 2002년 수퍼.세미 프로리그에서 대학부 공격상(성공률 49.4%)을 받았다.

"선생님들이 수비는 하지 말고 공격만 하라고 했다. 그때는 좋았는데…."

치열한 스카우트전 끝에 삼성화재에 입단한 그가 설 자리는 없었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수비를 중시한다. 수비를 못 하면 '반토막' 선수로 치부한다. 삼성이 수비를 핵으로 한, 조직력의 팀으로 불리는 이유다. 대학 졸업 후 3년이 넘었지만 아직 잠재력을 다 발휘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형두는 "삼성화재에 온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다른 팀에 가면 결국 반쪽짜리 선수밖에 못 됐을 것이다. 공수 모두 능한 레프트 공격수인 신진식.석진욱 선배와 함께 뛰면서 모자란 반쪽을 채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형두가 배구의 흐름과 수비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특히 수비가 좋아졌다. 삼성화재의 10연속 우승은 형두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용인=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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