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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 레이저 빔, 엉킨 화상조직 풀어 관절운동 향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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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문 원장이 핀홀4.0으로 화상 흉터를 치료하고 있다.

화상 흉터 치료법이 진화하고 있다. 연세스타피부과(강진문·김영구·이상주·정원순·이혜영 공동원장)는 지난달 20일 ‘2015년 화상 흉터 심포지엄’에서 ‘핀홀4.0 복합레이저 치료’를 발표했다. 기존보다 가늘고 깊게 침투하는 레이저 빔을 흉터 부위에 쏘아 피부 속 재생을 촉진한다.

 핀홀법은 레이저를 피부 진피층에 쏘아 미세한 구멍(핀홀)을 촘촘하게 뚫어주면서 딱딱하게 뭉친 섬유조직(콜라겐)을 끊어주는 시술이다. 콜라겐은 피부를 지지하는 철근 역할을 하는데 화상을 입으면 콜라겐이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만들어지면서 뭉치고 딱딱해진다. 피부에 있어야 할 정상 조직인 땀샘·모낭·혈관이 재생되지 않고 피부에 흉터가 남는다.

 핀홀법으로 뭉쳐 있던 진피층 내 콜라겐이 유연해지면 피부 표피의 울퉁불퉁한 흉터가 얇아진다. 피부 두께가 일정해지면서 탄력도 회복된다. 하얗게 변한 흉터 부위의 색도 연핑크색으로 돌아온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혈관이 생성되고, 미세하게 뚫은 구멍은 모공과 비슷해진다. ‘핀홀4.0’은 0.12㎜의 가는 광선이 피부 속 4㎜까지 촘촘하고 깊게 침투해 한 번 치료만으로 피부 재생을 촉진한다. 기존에는 광선 굵기가 1.3㎜로 굵었고, 침투하는 깊이 또한 표면(0.3㎜)에 그쳤다. 또 2~3회 치료해야 흉터가 개선됐다.

 핀홀4.0은 화상 흉터 부위의 관절 기능도 개선한다. 관절 주변 조직이 눌어붙은 화상 흉터는 오그라든 피부 속에서부터 뭉친 조직을 풀어줘 관절이 부드러워지고 운동성이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 연세스타피부과 강진문(피부과 전문의) 원장은 “흉터가 깊어 피하지방까지 오그라들고 흉터 주변 조직이 당겨져 움직임이 불편했던 중증 화상흉터 환자들에게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원장은 이어 “치료 과정에서 통증이 줄어 어린이도 아픔을 느끼지 않을 정도”라며 “치료 후 드레싱 기간도 하루이틀로 짧아져 바로 일상생활이나 샤워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핀홀4.0을 응용하면 길쭉한 자해 흉터나 수술·쌍꺼풀·수두 흉터 등 다양한 난치성 흉터와 한관종·튼 살 등 피부질환 치료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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