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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전 재산 빼돌린 며느리 쇠고랑

중앙일보

입력

대출 브로커와 짜고 시어머니의 전 재산을 빼돌린 며느리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는 1일 시어머니(82)의 인감도장 등을 훔쳐 대출을 받은 혐의(절도 및 사문서 위조 등)로 김모(42·여)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또 김씨의 범행을 부추긴 대출 브로커 김모(51·여)씨를 구속했다.

며느리 김씨는 지난 해 3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 대출 브로커 김씨와 짜고 시어머니의 부동산 등기필증과 인감도장을 훔친 뒤 위임장 등을 위조해 8차례에 걸쳐 대부업자 등에게 5억8000만원을 대출받은 혐의다. 이렇게 빼돌린 돈의 절반은 대출 브로커에 줬고 나머지는 자신이 사용했다.

며느리 김씨는 경기 남양주에서 남편과 세 자녀, 시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시어머니는 농사를 지으며 가축을 길러 팔아 재산을 불렸다. 시어머니는 모든 재산을 자신의 명의로 가지고 있었다.

김씨는 광고를 통해 알게 된 대출브로커 김씨와 짜고 뒷주머니를 찰 계획을 세웠다. 시어머니 소유의 부동산 등기필증과 인감도장 등을 훔친 뒤 위임장과 등기서류를 위조해 대출을 받았다.

며느리 김씨는 남편에게 이 사실이 탄로나자 세 자녀를 버리고 가출하기도 했다. 가출하면서도 증여계약서를 위조해 시어머니의 남은 부동산도 자신의 명의로 이전 등기해 도피자금을 만든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며느리 김씨가 보이스피싱을 당했다고 하는 등 횡설수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 재산을 잃은 시어머니는 현재 토지 등 재산을 돌려줄 수 없다며 대부업자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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