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서울대 총장 "정부 경제정책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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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서울대 정운찬(사진) 총장이 노무현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과감한 구조조정보다는 경기 부양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것 같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鄭총장은 22일 오후 연세대에서 열린 특강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전 이익단체에 진 빚이 없기 때문에 과감한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막상 취임하고 나니 경기부양에 치중하는 것 같아 일관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鄭총장은 "개인적으로 한국경제는 현재 과감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최근 한국은행이 콜금리 목표 수준을 4.25%에서 4%로 낮춘 것은 투자 진작과 소비 촉진이라는 긍정적인 기대를 충족시키기 보다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자율을 너무 낮출 경우 부동산 투기가 활성화되면서 집값 상승으로 이어져 노동자들이 궁핍을 느끼게 되며 월급 인상 요구와 생산비 상승을 초래해 결국 경기에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온다"면서 "퇴직금과 연금 등 축적된 자산으로 생활하는 조기 퇴직자들이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극단적인 경우 사회불안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鄭총장은 이날 연세대 경제학과 '화폐금융론' 강의에 초청받아 '나의 화폐금융론 공부'라는 제목으로 90분간 진행한 특강에서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견해를 밝히는 한편 경제학 입문 동기 및 유학시절 경험 등을 학생들에게 들려줬다.

강의에는 학부.대학원생 3백여명이 몰려 鄭총장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鄭총장은 미국 프린스턴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컬럼비아대 조교수를 거쳐 1978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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