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문화 '경주 집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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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3일부터 열리는 경주 세계문화엑스포가 2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경주시 천군동 문화엑스포장은 요즘 준비가 한창이다. 문화엑스포 조직위는 행사의 틀을 짠 데 이어 각종 공연장·상영관 등 시설물 건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998년, 2000년 행사와 달리 이번 엑스포는 전통문화와 첨단이 조화를 이루는 장(場)으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주요 행사= 조직위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주제 영상인 ‘화랑 영웅 기파랑전’. 신라때 전설적인 피리를 둘러싼 화랑 기파랑과 원화의 사랑을 그린 15분짜리 영화다.

입체영상으로 화면을 통해 보는 신라가 아니라 관람객이 직접 그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주는 영상물이다. 화면 속에 꽃이 나오면 관객이 향기를 맡을 수 있다. 바람이 불면 관람석에도 바람이 일고, 비가 내리면 습기까지 느낄 수 있다. 화랑 기파랑의 두루마기가 하늘거릴 정도의 미풍까지도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이 조직위의 설명이다.

도남탁 홍보과장은 “영상에 느낌을 더한 ‘실시간 효과’를 본격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재미있고 교육적인 프로그램도 적지 않다.

로마의 건국신화 속 왕인 로물루스와 동생 레무스의 이야기, 단군신화 등 세계 각국의 신화를 모은 ‘세계 신화전’이 영상물과 사진 등으로 펼쳐진다. 살아 있는 국사·세계사의 교육장이라는 것이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도 등장한다.

‘천마에서 마시마로까지’란 행사로 세계의 케릭터가 출동해 어린이들에게 기쁨을 줄 것으로 보인다.이들이 등장하는 만화영화(애니메이션)도 상영돼 캐릭터가 갖는 특징과 모습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난장트기’도 볼거리다.

철저한 고증을 통해 재현한 신라시대 마을이 눈앞에 펼쳐진다. 엑스포장 3천여평의 터에 집과 거리·대장간 등 조상들의 삶을 축소했다. 지금까지 보지 못한 신라시대 각종 놀이가 이곳에 등장한다.

이밖에 세계 공연페스티벌, 대학생 춤 페스티벌, 3차원 입체영상 PC게임, 마임퍼포먼스, 영상축제 등 50여가지 행사가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문제점=사스와 국내외 경기침체 등으로 관람객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문제다. 일반인이 1만5천원, 단체는 1인당 1만2천원 등이어서 관람료가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조직위는 지난달 17일 예매를 시작해 현재 3만여장이 팔렸다고 밝혔다.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기관·단체가 등을 떠밀려 사는 것을 빼면 예매권 판매량이 크게 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조직위도 첫번째 행사때 3백여만명, 두번째 1백75만명보다 적은 1백50여만명이 관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조직위는 예매를 할 경우 일반인은 3천원을 할인하는 등 할인 혜택과 경주시내 문화재 관람 때 입장료를 할인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주기로 했다. 조직위는 문화엑스포와 대구 여름 유니버시아드대회가 겹쳐 외국인 관람객도 이전보다 크게 늘 것으로 전망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주변 여건은 그리 좋지 않지만 관람객을 위한 쉼터도 크게 늘렸고, 유익하고 재미있는 프로그램도 많아 성공을 낙관한다”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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