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체가 청약열풍 입지나쁜 단지까지 "되기만 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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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서울지역 주상복합아파트에 이어 수도권 아파트 청약시장도 달아오르고 있다. 아파트분양권 전매 제한이 없는 비투기 과열지구에는 투자자들이 몰리고, 입지여건이 좋은 투기과열지구 청약경쟁도 치열하다.

지난 21일 1순위 청약을 받은 경기도 양주군 삼숭리 LG자이의 경쟁률은 평균 10대 1을 기록했다. 청약 신청자(2만8천5백53명) 중 양주 이외 수도권 거주자가 2만8천63명으로 전체의 98%였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들은 "대단지이고 브랜드 가치도 있지만 서울 방면 교통편이 불편해 입지여건이 좋지는 않다"며 "비투기 과열지구여서 분양권 전매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많아 청약이 과열된 것 같다"고 말했다.

청약에 앞서 이 아파트 모델하우스 주변에 10여개의 떴다방들이 모여들었고 "평균 1천만원 이상, 32평형의 경우 최고 2천5백만원의 초기 웃돈이 보장될 것"이라며 분양권 거래를 부추겼다.

지난 21일 청약접수를 받은 인천 3차 동시분양 1순위 평균 경쟁률은 8. 2대 1로 지난해 10월 이곳에 동시 분양제도 도입 이후 최고치였다. 올해 1,2차 때는 모두 미달됐다.

특히 신도시로 개발되는 송도에 분양된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경쟁률은 투기과열지구임에도 불구하고 15. 6대 1에 달했다. 동시분양 3개 단지의 신청자 10명 중 8명꼴인 8천1백39명이 아이파크에 청약했다.

서구 경서지구의 가이아샹베르2차도 김포 신도시와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 덕에 5. 4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인천 행복한공인 김동성 사장은 "송도는 한 차례 전매가 가능하고,경서지구는 김포 신도시의 후광효과가 기대되는 비투기 과열지구여서 청약 경쟁률이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수도권 전철 개통 등의 호재가 있는 경기도 평택 장당지구 우미이노스빌도 21일 지역 1순위 경쟁률치고는 높은 2. 4대 1로 마감됐다. 평택 열린공인 조삼형 사장은 "발전 가능성이 커 분양권 웃돈을 생각한 투자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분양한 단지들이 평형에 따라 청약 편중 현상을 보인 점도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 위주였음을 드러낸다. 수요층이 두터워 매매가 상대적으로 쉬운 30평형대 경쟁률이 두드러지게 높았다. LG자이의 경우 24평형은 1백2가구가 미달된 데 반해 32평형은 단지에 따라 최고 1백52대 1을 기록했다.

송도 아이파크도 33평형과 35평형이 각각 61. 8대 1, 93대 1인 데 반해 40평형대 이상은 6대 1 이하였다. RE멤버스 고종완 사장은 "분양시장에서 분양권 단기 차익이 목적인 가수요를 걷어내기 위해 수도권 전역을 투기과열지구로 묶어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장원.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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