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아이들 밥줄 끊으면 홍준표 지사의 밥줄 끊길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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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18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승희, 전병헌, 주승용, 정청래, 오영식, 추미애 최고위원 [사진 뉴시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무상급식 중단’을 선언한 홍준표 경남지사를 원색 비난했다.

문 대표는 18일 홍 지사와의 회동에 앞서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 자리에서 “도지사 한 사람의 생각 때문에 급식 문제가 좌지우지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홍 지사도 어렸을 때 수돗물로 배를 채울 정도로 어렵게 살았다고 하는데 배고픈 서러움을 누구보다 잘 알텐데”라고 말했다. 전병헌 최고위원도 “홍 지사가 중앙에서 정치하다 지방에 와서 애들 급식 문제를 갖고 대권놀음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 여사 예방에 이은 한국산업단지공단 동남지역본부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서도 비난이 계속됐다.

문 대표는 “유독 경남만 초등학교 무승급식까지 아예 중단하는 것은 재정문제 때문이 아니라 도지사 한 사람의 빗나간 소신 때문”이라며 “아이들의 밥그릇을 뺏겠다는 것은 도정이 아니라 비정(非情)”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체장 한 사람의 고집 때문에 아이들의 급식이 좌우되어선 안된다”며 “경남도민들도 홍 지사에게 항의해 달라”고 덧붙였다.

새정치연합 지도부도 홍 지사에 대한 비판에 가세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무상급식 폐지는 아이들의 꿈의 그릇까지 빼앗는 행정”이라며 “경남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도지사를 잘못 만났다는 이유만으로 차별받는 것은 너무 가혹한 처사”라고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홍 지사가 아이들의 밥줄을 끊으려고 한다면 홍 지사의 밥줄이 끊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홍 지사는 (지난 총선에서) 서울 동대문에서 뺨을 맞고 경남에 와서 수퍼 갑집이나 하고 있다”며 “아이들의 밥그릇을 빼앗아서 ‘왕관’을 만들려고 하느냐”고 비난했다.

오영식 최고위원은 “도지사 한 사람의 잘못된 정치적 입장과 대권욕심에 눈이 멀어서 강행하는 처사를 보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매우 개탄스럽고 안타깝다”며 “이번 사태의 본질은 홍 지사가 자신을 당내 기반을 확보하고 보수의 아이콘으로 상징화시켜 대권행보에 힘을 좀 받아보려는 정치적 야욕이 초래한 사태”라고 지적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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