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김상률 수석 스마트폰 해킹당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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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률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의 휴대폰이 열흘 전쯤 해킹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수석의 스마트폰이 지난 7, 8일쯤 악성코드에 감영돼 해킹됐다는 제보가 있어 확인한 결과 사실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수석의 공무 휴대폰 번호로 발송된 스미싱 문자 캡처화면도 공개했다.

하 의원이 입수한 김 수석의 휴대폰 캡처 화면에 따르면 스미싱 문자에 있는 링크를 클릭하게 유도하고, 클릭할 경우 악성 앱에 감염되는 방식의 해킹이다.

김 수석은 자신의 전화번호로 악성 바이러스가 담긴 문자가 대량 발송된 것을 뒤늦게 알아차리고, ‘열지마시기 바랍니다. 경찰청 도용한 피싱입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하 의원은 “휴대폰이 해킹되면 그 안에 저장돼 있던 모든 일정이 외부로 유출되고 이른바 ‘좀비 휴대폰’으로 전락해 도청까지 가능한 지경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해킹으로 휴대폰에 깔린 악성 어플리케이션이 해당 휴대폰에 저장된 타인에게도 전송돼 제3의 피해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청와대 수석의 공무 스마트폰이 악성 앱에 감염된 것은 청와대 비서실장, 나아가 대통령의 공무폰까지 감염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청와대와 대통령의 모든 중요 정보와 일정이 해커의 수중에 들어갈 수도 있다"며 "대통령이 참석하는 국가기밀을 다루는 중요회의까지 도청당할 수 있다는 얘기”라고 우려했다.

하 의원이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월19일부터 9월16일까지 북한 해킹 조직이 국내 웹사이트에 게임 위장 악성 앱을 게시ㆍ유포해 2만여 대의 스마트폰이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 의원은 "이 순간에도 북한의 공격은 멈추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알아본 결과 스마트폰에 대한 청와대의 보안교육은 없었다. 이는 최전방 군인들이 무방비 상태로 있다가 적군의 총에 맞은 격”이라며 “청와대는 사이버 공격에 대비한 보안교육 시스템을 다시 한 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안의 엄중함을 볼 때 조사 결과 책임이 드러나는 사람들에게는 정확히 그 책임을 물어야한다”고 지적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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