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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일본 작가가 파헤친 진실 … 강제연행 중국인 포로의 죽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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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하나오카 사건 회고문
마쓰다 도키코 지음
김정훈 옮김, 소명출판
242쪽, 1만5000원

최근 일본을 방문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연일 과거사 관련 쓴소리를 해 화제였다.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라” “나치 학살에도 독일이 존경받을 수 있는 위치로 돌아올 수 있었던 건 부끄러운 과거와 정면으로 마주했기 때문”이라는 훈수다.

 책이 다루는 사건도 일본의 수많은 전쟁 과거사 중 하나다. 아키타현의 하나오카 광산 및 강에서 벌어진 일이다. 2차 세계대전 막바지인 1944~45년께 일본 정부는 중국인 포로를 수로변경 공사에 투입한다. 총 986명의 중국인이 강제연행됐고, 이들 중 568명만 살아남았다. 중국인들은 가혹한 노동과 굶주림에 시달리다 봉기했고 결국 수백 명이 살해당한다.

 사회운동가이자 작가였던 저자(1905~2004년)는 아직 끝나지 않은 하나오카 사건을 파헤친다. 하나오카 사건에 앞서, 현지 광산에서 일하던 한국인 징용자 11명과 일본인 노동자 11명이 생매장되는 사건도 있었으나 진상규명이 전혀 안 되고 있는 점도 지적한다. 과거사 부정 발언을 주로 하는 일본이지만, 양심의 목소리는 살아 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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