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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 판도라의 상자 조심스레 열도록 도와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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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황우석 교수 연구팀의 난자 기증 논란을 계기로 '생명공학 대 생명윤리' 문제가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때마침 한국학술단체연합회(회장 이태진)가 12월 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21세기, 인간을 다시 생각한다'를 주제로 정기 학술대회를 연다.

정진홍(한림대 종교학).박이문(연세대 철학).김경동(학술원 사회학).이덕환(서강대 화학).최재천(서울대 생물학) 등 인문.사회.자연과학 분야 전문가들이 주제발표자로 나선다.

최재천 교수는 '진화생물학과 21세기 인간상'을 발제한다. "유전자 복제기술은 '아는 게 힘'이 아니라 아예 '모르는 게 약'이란 생각을 개인적으로는 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하지만 판도라의 뚜껑이 이미 열리기 시작한 이상 생명과학 연구 자체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우를 범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학자들을 윤리의식도 없는 무식한 존재들로 몰아세우지 말고 그들로 하여금 조심스레 판도라의 상자를 열 수 있도록 함께 도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덕환 교수는 '과학기술 시대의 인간:과연 우리는 더 행복한가?'라는 글에서 과학의 성취를 옹호했다. "전통의학은 70%에 이르던 유아 사망률을 낮추지도 못했고, 평균 수명을 40세 이상으로 늘이지도 못했다. 그나마 혜택을 받을 수 있었던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정말 경계해야 할 것은 근거없는 과학만능주의가 아니라 우리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신비주의"라며 "과학과 기술이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우리 모두가 같은 수준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은 만들어 주었다"고 설명한다.

이와 함께 '종교적 인간과 종교의 인간''사이버세계의 게임플레이어 : 정보사회의 인간과 자아에 대한 성찰' '첨단과학과 인간의 철학적 재정의-인간은 자연의 꽃인가, 암인가?'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02-3460-5660.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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