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생존율 높다고 안심해선 안 돼"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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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암에 비해 비교적 생존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유방암도 치료 후 관리 방법에 따라 크게 엇갈릴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기적인 추적관찰을 통해 꾸준히 본인상태를 체크한 환자(검진그룹)의 경우 사망위험을 70%나 낮출 수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환자(비검진그룹)는 10년 사망률이 3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삼성서울병원 박연희 교수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연희 교수·이지윤 임상강사 연구팀은 지난 2000년 1월부터 2008년 9월까지 유방암 치료를 받은 환자 3770명의 10년 생존율을 분석했다.

이들은 유방암 1~3기에 해당하는 환자로, 한국유방암학회에 따르면 5년 상대 생존율은 1기 97.2%, 2기 92.8%, 3기 78.7%에 달한다.

이처럼 높은 생존율을 보이는 유방암이라도 첫 발병 후 5년간 정기검진을 받은 환자(3300명)와 그렇지 않은 환자(470명)의 결과는 매우 다른 양상을 보였다.

10년 누적 사망률을 비교했더니 정기 검진그룹의 사망률은 8.8%였다. 반면에 비검진그룹은 25.4%로 높았다. 검진그룹은 수술 등 1차 치료가 끝난 뒤 첫 5년간 3~6개월마다 병원을 찾아 각종 검사를 통해 재발 여부·치료순응도 등을 체크해 왔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는 통계분석의 여러 제한을 감안하더라도 정기 추적관찰을 받았는지 여부가 유방암 환자 생존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병원을 자주 찾는 것이 재발률 자체를 줄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실제 이번 연구에서 재발률의 경우 검진그룹은 10.6%, 비검진그룹은 16.4%로 다소 차이가 있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는 아니었다.

최초 발병 시 병변의 크기나 상태, 병기 등 여러 요소가 재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박연희 교수는 “유방암 치료 후 일상생활이 바쁘다보니 본인의 건강상태를 꾸준히 챙기기 힘든 환자들이 더러 있다”면서 “이번 연구처럼 같은 암이라도 정기검진 여부에 따라 장기 생존율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의료진은 물론 환자·보호자 모두 관심을 갖고 계속 추적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대한암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