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자산은 사람, 조직화로 최대한의 능력활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임직원이 해올리는 서류에 결재나 하는 타입의 사장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는 사장 스스로 남보다 더 많이 현황을 파악해야 하고 더 치밀한 계획을 세울 수 있어야 합니다.』
전문경영인 오세정사장(51)은 사장실에 커다란 사업계획상황표를 걸어두고 있다. 그날 그날의 부서별 계획은 물론 전직원 개개인의 계획까지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한눈에 누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훤히 알 수 있다. 직원들이 가장 두렵게 생각하는 것도 이 상황표다. 매일 체크해가는 상황표에 나타난 실적에 따라 능력이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사장의 기업에 대한 지론은 바로 이 계획에 의한 경영에 근거를 둔다.
『기업이라는 조직은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무엇을 해야 하느냐는 것은 이미 정해져 있는 셈이지요. 따라서 이같은 목표를 위해 어떻게 일을 할 것인가, 즉 어떠한 계획으로 밀고 나갈것인가가 중요합니다.』
특히 건설계약은 사전의 치밀한 계획이 성패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아 이 점이 더욱 강조된다는 것이다.
79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취임한후 가장 먼저 시작한 것도 회사의 중장기계획을 세우는 일이었다. 3개년 계획을 짜면서 이에는 사원들 각자의 업무와 관련한 포부가 담긴 계획도 함께 포함시켰다. 디테일할수록 좋다는 생각에서였다.
1년에 지난 후에는 그 동안의 성과를 원래계획과 견주어 보완할 점을 챙기고 다시 3개년계획을 짰다.
이같은 방식을 매년 반복해간다. 또 년간 계획 아래는 월간계획이 그때그때 수립되고 고쳐지며 다시 짜여지는 작업을 반복한다. 그러다보니 직원들로부터 깐깐하다는 평을 듣게 된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덕택에 79년 4백69억원이던 외형이 지금은 2천3백32억원으로 5배 가량 늘었고 그룹내에서도 독특한 신임을 굳혔다.
경영실제에 있어서도 기획부출신답게 관리부문에 역점을 둔다.
『기업의 자산은 역시 사람입니다. 사람을 조직화하여 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끔 활용하는 것이 사장의 의무입니다.』
그래서 직원들에겐 늘 『조직화 하라』고 훈시하고 있다. 조직화란 하나의 업무가 생기면 곧 모든 부서가 자동적으로 협의과정을 거쳐 결정이 즉각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사생활에 있어서는 이 같은 조직론·계획론이 제대로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1년중 3분의 2를 해외건설현장에서 보내다보니 가족들과 어울릴 계획은 늘 수정되고 만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