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석 채취 확실시" 일본 탐사선, 첫 소행성 착륙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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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우주탐사선 하야부사가 소행성 이토카와에서 암석 파편을 채취하는 상상도.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가 27일 공개했다. 하야부사는 금속공을 지표면에 발사한 뒤 그 충격으로 튀어오르는 암석 파편을 채취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도쿄 AP·AFP=연합뉴스]

20일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가 공개한 소행성 이토카와의 지표면 일부. 가운데 네모 안에 검은색 부분이 이토카와 표면에 드리워진 하야부사의 그림자다. [도쿄 AP·AFP=연합뉴스]

일본의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매'라는 뜻)가 지구에서 약 3억㎞ 떨어진 소행성 이토카와에 착륙, 암석 파편을 채취하는 데 성공한 것이 확실시된다고 일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가 26일 발표했다. 우주탐사선이 달 이외의 천체에 착륙해 암석을 채취한 것은 최초의 일이다.

일본은 "궤도상에서의 행성 탐사 경험도 없는 일본이 이 과정을 뛰어 넘어 아무도 하지 못한 소행성 착륙과 시료 채취에 성공한 것은 획기적인 쾌거"라며 환호하고 있다.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는 "하야부사가 26일 오전 7시7분쯤 이토카와에 착륙, 지표면을 향해 금속구(球)를 발사한 후 튀어오르는 암석 파편을 회수한 게 확실하다"며 "하야부사는 시료 채취 직후 제트 분사를 이용해 바로 이륙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하야부사는 2007년 6월께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그동안 미국의 아폴로 계획에 의해 채취된 달의 암석은 달의 생성 과정에서 생긴 뜨거운 열 등으로 변질돼 약 46억 년 전의 태양계 탄생 당시의 상태를 파악하는 데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소행성은 열 영향을 받지 않아 '태양계의 화석'으로 간주되는 만큼 태양계의 기원 연구에도 중요하다. 2년여 전 발사된 하야부사는 이번에 태양을 두 바퀴 돈 것을 포함해 총 20억㎞를 비행, 초속 30㎞로 움직이는 폭 500m의 소행성 이토카와에 정확히 도달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이는 도쿄에서 브라질 상파울루에 있는 5㎜의 파리를 쏘아 맞히는 것만큼이나 고난도의 기술"이라고 보도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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