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4) 한방체질론 소양인의 식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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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옛날 의서에 「두무냉통 복무열통」이란 말이 있다. 이는 머리는 차게해서 아프지 않고, 배는 덥게해야 아프지 않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 주장도 체질의학적 병리에서 보면 소음인에게는 해당되지만 소양인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소양인은 오히려 뱃속이 열해서 배가 아픈 일이 많다. 그러므로 소양인은 음식과 약물의 성분이 찬 것이라야만 한다. 냉수나 얼음같은 찬 것을 마시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질적으로 성분이 냉한 것이라야 체질에 맞는다.
가령 어떤 사람은 돼지고기가 맞고 어떤 사람은 닭고기가 맞는다고 하는 것은 실은 체질의학에서 나온 것이다. 어떤 체질에는 돼지고기를 먹으면 설사를 하고 또 풍이 동한다하여 절대 금기를 하지만 소양인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음식이 없다.
식성에 맞추어 기름기를 많이 먹어도 설사를 하기는커녕 도리어 머리가 가볍고 기운이 생기는 일이 있다. 이와 반대로 닭고기를 먹으면 두드러기가 나며 설사를 하는 경우가 있으니 닭고기는 성분이 열하기 때문이다. 소양인은 돼지고기 외에는 다른 동물성 지방은 좋지않고 식물성 지방은 모두 좋으나 특히 참기름이 약이 된다. 여기서 말하는 냉하느니, 열하느니 하는 것은 본래 한약은 기와 미를 가지고 처방을 만들었으며 병을 치료하는데에도 중요한 기본이 된다. 닭고기가 열하고 돼지고기는 냉하다는 것도 경험에 의한 것으로 이처럼 음식이체질에 맞고 안맞는 것을 잘알아 일상생활에 활용하게 되면 건강관리와 예방의학에 큰 도움을 줄수 있다.
곡물류에 있어서는 요새 보리밥이 장려되고 있지만 소양인에 있어서 보리보다 더좋은 것이 없다. 보리밥을 먹으면 소화는 물론이요, 대변 순통과 신진대사가 잘되어 다른 보약이 필요없다.
보리외에 피·팥·녹두·메밀 등이 좋고 특히 녹두는 해열·해독작용을 해준다.
채소류는 배추·오이·가지·호박·상치·우엉 등이 좋고 과실류는 수박·참외·포도·고무딸기가 좋다. 따라서 소양인은 보리와 과실이 풍부한 여름철에 건강이 좋아진다.
당분으로는 포도당·맥아당이 소화촉진제로 좋은 효과를 보인다.
생선중에는 기름진 것보다 담백한 것이 좋으며 특히 굴·해삼·새우·게·전복·북어 등이 좋다. 이상의 모든 음식물은 소양인에게 특별히 좋은 것이지만 그밖에도 식성이 까다롭지않아 아무것을 먹어도 건강에 해롭지않으니 가려먹을 필요가 없다. 다만 몸이 허약할때에는 건강관리를 위해서 음식물에 유의하여야하며, 찹쌀음식은 소화가 안되고, 닭고기는 두드러기가 생기기 쉬우며 배를 먹으면 설사를 한다.
또 맵고 짠것을 금해야 하며, 파·마늘·고추·생강·후추 등은 음식의 맛을 돋우는 정도로하고, 풋고추·마늘은 날로 먹으면 자극이 심하여 설사를 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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