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전사 출신 장윤석, 범인 가장 먼저 제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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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석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 당시 범인 김기종(55)씨를 가장 먼저 제압한 새누리당 장윤석(65·경북 영주) 의원. 장 의원은 5일 본지 통화에서 “엉겁결에 그냥 ‘덮쳐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범인과 같이 바닥에 넘어진 다음 등허리에 올라타 제압했다”고 말했다.

 법무부 검찰국장을 역임한 검사 출신의 장 의원은 공수부대에서 군 법무관으로 복무했다. 대한복싱협회 회장으로 평소 국회 의원회관 9층에 있는 집무실을 계단으로 오르내린다. 지난달 26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상임의장으로 선출됐다.

 -당시 상황이 어땠나.

 “리퍼트 대사가 제 쪽으로 쓰러지게 되니 저도 일어나서 범인을 덮쳤고 바닥으로 같이 넘어졌다. 어느 순간 보니까 제가 범인의 등허리 위에 올라타고 있더라. 참으로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다. 범인이 제압됐다고 판단이 돼 다시 일어나서 헤드테이블로 와보니 리퍼트 대사는 병원으로 출발을 했고, 테이블의 흰 보 위에는 굵직굵직한 핏방울이 아마 수십 개는 됐을 것 같았다.”

 -리퍼트 대사와는 어떤 얘기를 나누고 있었나.

 “리퍼트 대사가 둘째 아이도 한국에서 낳고 싶다고 덕담하고 있었다. 내가 ‘입법부에 있으니 속지주의로 개정하면 대한민국 국적도 얻을 수 있다’고 농담하자 다들 하하 웃었다. 그리고 수프가 나온 순간 기습이 있었다.”

 -경찰은 언제 도착했나.

 “나도 평생 수사 한 사람이지만, 느낌으론 꽤 시간이 걸렸다. 주위에서 ‘왜 경찰이 안 오느냐’고 웅성거렸고 그렇게 시간이 꽤 흐른 것 같다. 한참 후에야 제복경찰관 두 명이 들어왔다.”

 -다친 데는 없나.

 “저는 없다. 젊은 시절에 특전사령부 베레모를 쓰고 군 복무를 했다. 리퍼트 대사의 쾌유를 빈다. 무엇보다 한·미동맹에 절대 손상이 있어선 안 된다. 손상이 생기는 게 바로 범인이 바라는 거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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