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마지막 티킷걸린 구기 축구·여자농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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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구기에서의 전멸만은 면하자.』
남자농구·여자배구와 남녀핸드볼에 이어 새해들어 남자배구마저 LA올림픽행이 좌절되자 국내체육계는 남은 축구와 여자농구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이렇게 다짐하고 있다.
구기에서는 메달획득을 바라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따라서 본선진출만으로도 성공이라고 할 수있다.
올림픽무대를 밟는 것만으로도 한국선수단의 이미지 부각과 해외동포의 사기진작에 큰영향을 줄 수 있다.
이제까지 한국은 52년 헬싱키, 60년 로마, 두차례만 구기종목에 출전치 못했으며 64년이후로 계속 2∼3팀을 내보냈다.
남자농구·여자배구가 4회, 남자배구가 3회, 축구는 l회 출전했다.
76년 몬트리올에서는 구기사상 처음으로 여자배구가 동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한국구기의 기세는 중공의 등장과 함께 꺾이기 시작, 80년부터 제동이 걸렸다. 이제 자칫하면 구기팀 없는 초라한 선수단이 되고 말지도 모르는 어려운 상황에 몰려있다.
따라서 축구와 여자농구의 부담이 그만큼 커진셈이다.
축구의 최종관문은 4월14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오세아니아지역 2차예선. 한국은 10개국중 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뉴질랜드·바레인과 함께 A조에 소속, 풀리그로수위를 다툰다.
만약 2위가 되면 B조(이라크·일본·말레이지아·태국·카다르)의 2위와 4월29일에 결정전을 벌여 이길경우 마지막 하나 남은 LA행 티킷을 딸 수있다.
화랑의 박종환감독은 일부의 비관론에도 언제나 그랬듯이『자신이 있다』고 말한다.
『사우디아라비아나 바레인에는 승산이 크다. 문제는 쿠웨이트와 뉴질랜드다』라고 지적한 박감독은 『새로운 한국팀에 대해 전혀 생소한 쿠웨이트와 다행히 첫경기에서 격돌케 되었으므로 비장의 기습속공으로 초반에 선제득점, 승리를 노리겠으며 뉴질랜드는 완강한 힘외엔 득점력의 부족등 헛점이 많아 수비진의 실수만 없으면 이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화랑은 정해원·이길룡의 보강으로 공격력이 한층 강화, 앞으로 3개월간의 훈련으로 작년보다 진일보된 매섭고 활기찬 조직적 플레이와 강인한 스태미너를 보여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축구가 성공을 거둘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없다. 1차예선때부터 애를 먹인만큼 2차예선도 낙관할 수는 없다. 다만 한번 위기를 넘기고 난 뒤 투지를 살리고, 상승세를 타면 더 무서운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같다.
한편 여자농구는 5월5일부터 20일까지 쿠바 아바나에서 벌어지는 프리올림픽에서 본선진출권을 다투게 된다.
이 예선전에서는 이미 본선티킷을 자동적으로 따낸 지난대회(모스크바)우승팀 소련과 개최국 미국을 제외한 본선진출 4개팀을 가리게 된다.
『낙관도 비관도 할 수없다. 우리팀은 워낙 키에서 열세이므로 어느팀도 가볍게 볼 수가 없다.』신현수 코치는 신중하게 이같이 말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8월 브라질 제9회 세계여자선수권대회에서 소련·미국·중공에 이어 4위를차지한 바있다.
따라서 이전적에 따르면 한국의 본선진출은 어느 때보다도 밝다. 그러나 전세계에서 자유참가제인 이번 쿠바예선전은 개최지가 공산권이라는 점에서 한국에 우선 불리하다. 또 한국은 숙명의 라이벌 중공이외에 브라질대회에서 패한 유고 그리고 힘겹게 이긴 불가리아·브라질·폴란드등 강적들이 즐비하다.
특히 한국팀은 무릎수술을 받은 박찬숙, 양쪽 무릎부상으로 고생하고 있는 박양계 등 주전선수들이 대부분 부상중이어서 브라질대회이상으로 고전을 치러야할 입장이다. <박군배·이민우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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