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과에 「배짱지원」많았다|작년 서울대·고대 지원자 성적분포 판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명문대학의 83학년도 계열·학과별 지원자의 성적 및 내신등급 분포가 5일 처음으로 밝혀졌다.
본사가 대학당국에서 단독 입수한 이 자료에 따르면 인기학과일수록 미달을 노리는 이른바 「배짱지원」을 한 수험생이 의외로 많은 반면 중위권이하의 비 인기학과에서는 예상합격 선과 거의 비슷한 점수 층의 수험생이 대부분 지원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기학과는 예상합격선 보다 보통 30∼40점이나 모자라는 지원자가 전체지원자의 20%를 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문계열학과 중 전국에서 가장 합격 선이 높은 서울대법대의 합격 선은 3백17점에 내신1등급 (1지망기준 3백20점·1등급) 이었으나 이보다 30∼50점 낮은 2백78점이하의 지원자가 전체지원자 6백92명의 27·5%에 해당하는 1백90명이나 됐다. 2백78점이하의 지원자가운데는 내신5등급 이하도 1백40명으로 전체지원자의 20 %를 차지했다.
합격 선이 법대다음으로 높은 정제학과는 전체지원자 398명의 21·9%에 해당하는 87명이 2백78점 이하였고, 그 가운데 61명이 내신5등급이었다. 83학년도 서울대경제학과 합격 선은 이보다 35점이 높은 3백13점에 내신1등급이었다.
이 같은 사실은 연대·고대 등에서도 비슷하다. 고대간판학과인 법대는 합격선(2백92점·1등급) 보다 27점이 모자라는 2백65점 이하가 전체지원자 1천3백57명의 41·7%에 해당하는 5백66명이나 됐고 이 가운데는 2백50점에도 못 미치거나 내신이 5등급이하인 지원자가 4백40명이나 됐다.
자연계에서 합격 선이 가장 높았던 서울대전자공학과에서도 합격선인 3백16점·내신1등급보다 4O점 가까이 모자라는 2백78점 이하가 전체지원자의 19%를 차지했고 이 가운데는 내신등급마저 5등급 이하인 지원자가 전체지원자의 10·9%에 이르렀다.
고득점자만이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대의예과 역시 3백64명의 지원자(1지망기준) 중 20·6%가 합격선 (3백9점·1등급) 보다 30점 정도 낮은 2백78점 이하였고, 이중 전체지원자의 12·6%에 해당하는 46명이 내신5등급 이하로 밝혀졌다.
고대의예과에서는 2백53점 이하의 지원자가 전체지원자 4백52명의 22·3%에 해당하는 1백1명이었고, 내신5등급 이하만도 72명이나 됐다.
고 득점자 사태로 상향지원 추세를 보였던 83학년도 입시에서의 이 같은 현상은 올해도 그대로 나타나거나 더욱 심해질 것으로 일선 고교진학지도 담당교사들은 내다봤다. 이는 84학년도 대학입학 학력고사 수험생의 득점수준이 지난해보다 낮아져 하향지원 추세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명문대인기학과 등 상위권학과에서는 미달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