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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출신의 음악가들 세계무대서 눈부신 활약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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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세계무대에서 활발한 연주활동을 펴고있는 아시아출신음악가들의 등장이 눈에 두드러지는 요즈음이다. 특히 지난 12일 김영욱「요요·마」의 감동적인 내한연주를 들은 청중들에게는 새삼 아시아 출신 음악가들에 관한 관심이 높아져 있다.
우선 한국출신으로 세계1급으로 꼽을 수 있는 연주가만도 바이얼린의 정경화씨를 비롯해 김영욱씨. 그리고 이 두명의 수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강동석씨를 꼽을수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10대초에 미국으로 건너가 교육을 받았고 국제적인 인정을 받고있는 콩쿠르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첼로의 명화씨, 피아노·지휘의 명훈씨와 함께 음악일가를 이루고있는 정경화씨는 67년 레벤트리트 콩쿠르에서 1위입상. 김영욱씨는 65년 메리위도 포스트 콩쿠르 전부문 1위에 입상했다. 강동석씨는 칼 프레시 콩쿠르 2위, 엘리자베드 콩쿠르에서 3위에 입상했다.
그밖에 피아노의 한동일 백건우씨가 국제무대에서 활약중인데 연주횟수나 연주의 수준이 세계 1급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성악쪽으로는 미국을 중심으로 활약중인 소프라노 김영미·홍혜경씨가 세계무대에서 활약할 유망주로 기대되고 있다.
김씨는 80년 루치아노 파바롯티 콩쿠르에 1위입상,『사랑의 묘약』『라 보엠』등에 프리마돈나로 출연하는등으로 화려한 미국 데뷔를 했다.
홍씨는 지난해 오페라『라보엠』에서『세기의 테너』로 꼽히는「플라시도·도밍고」의 상대역인「뮤제타」역을 훌륭히 노래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지난 10월 제8회 대한민국 음악제에 참가, 한국청중들에게 그 드러매틱한 목소리로 갈채를 받았다.
부조니 콩쿠르 최고상, 뮌헨콩쿠르 2위입상의 피아니스트 서혜경씨도 84년「베를린 필」「런던 필」등 세계1급교향악단과의 협연등이 계약되어 기대를 모은다.
한편 세계무대에서 활약중인 음악가들의 숫자가 아시아국가중 두드러지게 많은 일본은 국제무대에서 활약중인 대표적 지휘자로 터론토심퍼니, 샌프란시스코 심퍼니를 거쳐 73년 보스턴교향악단 음악감독이된「오자와·세이지」(소택정이)가 있다.
베를린 필의 제1콘서트 매스터인 안영철, 70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2위입상자로 82년 런던에서「모차르트」소나타 전곡을 연주해 화제를 모았던 여류 바이얼리니스트「후지사와·마유미」(등천진궁), 80년 엘리자베드 콩쿠르 출신인「호리고메」(굴미유즈자)등이 세계 1급의 연주가로 꼽힌다.
비올라의「이마미·노부꼬」(금정신자), 성악의「하야시」(임강자)·「야마지·요시히사」(산로방구)등도 모두 콩쿠르출신으로 오늘날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일본태생의 음악가들이다.
「주빈·메타」는 인도출신으로 78년 미국문화의 중심지 동부를 대표하는 뉴욕필의 음악감독으로 취임해 화제가 되었던 젊은 지휘자. 베트남출신의「단·다이·손」은 쇼팽콩쿠르에서 우승함으로써 일약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부상한 케이스.
중국은 빛나는 재능을 나타냈던 55년 쇼팽콩쿠르 4위의「프·초온」, 58년과 62년의 1, 2회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의 유시곤과 은성충이있었다.
그러나 서양음악을 금지했던 문화혁명후 긴 공백기간끝에 최근 새얼굴들이 나타나고 있다.
필리핀출신의 여류 피아니스트「세실·리카도」는「루돌프·제르킨」에게 배운후「오자와」지휘의 보스턴 심퍼니등 1급 오키스트러와의 협연등으로 그 이름을 높이고 있다.
그 명성과 인기가 가히 세계최고라할 첼로의「요요·마」는 자유중국계, 바이얼린의「린·초리앙」(임초량)도 줄리어드에서 공부한 자유중국태생으로 세계적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와같은 아시아출신 연주가들의 대두는「아르게히」「바렌보임」등 남미출신들이 70년대 이후 세계클래식음악계에 등장, 신풍을 불러넣었던것에 비유된다.
따라서 아시아가 유럽·북미·남미에 이어 제4세력으로 등장, 세계클래식 음악계를 한층 더 넓고 풍부하게 하는데 한몫을 담당할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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