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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말 대구서 22개 점포 불 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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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대구 시내 상가와 주택가 등에서 방화로 의심되는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20일 소방당국과 경찰 등에 따르면 9월 18일 추석 이후 두 달여 동안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는 30여 건에 이른다.

19일 오전 3시50분쯤 대구의 도심 상가 지역인 동성로 3가 G식당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난 뒤 인근으로 번져 옷가게 등 점포 9개가 모두 불탔다.

이 불로 식당 주인의 언니인 김모(72)씨가 숨졌으며, 수천만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경찰은 "불이 나기 10분 전쯤 부근 C영화관의 철문에 붙어 있던 영화 포스터의 일부도 불탔다는 신고가 들어와 두 사건의 관련성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20일 오전 1시10분쯤 전날 불이 난 상가 옆 B옷가게에서 불이 나 점포 13개를 태우고 두 시간 만에 진화됐다. 경찰은 "앞서 불이 난 장소에서 경찰관이 현장보존 근무를 하던 중 '펑'하는 소리와 함께 연기가 치솟아 119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도심에서 연이어 불이 나 22개 점포가 탄 것이다.

이에 앞서 11일 오전 1시20분부터 30여 분 사이에 달서구 감삼동 주택가 골목길의 반경 150m 안에 주차된 차량 4대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여기다 지하철 객차에서 방화 미수 사건도 발생했다. 19일 오후 1시17분 대구지하철 2호선 전동차에서 김모(33.무직)씨가 살충제 스프레이를 분사하며 일회용 라이터로 불을 지르려는 것을 승객 김형석(18.고교 3)군 등 고교생 3명과 소방관 등 4명이 격투 끝에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방화 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김씨가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점을 고려해 정신감정을 의뢰키로 했다.

시민들은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너무 자주 나 불안하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북구 대현1동 주민들은 최근 동네 골목길에 차량 방화와 도난 사건 감시를 위해 16대의 CCTV 카메라를 설치했다. 경찰도 수사 전담반을 편성하고, 취약지역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대구=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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