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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평화는 꿈인가…"|미-시리아전 발발 가능성 커 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 르몽드는 7일자 사설을 통해「레이건」미대통령의 레바논정책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냈다. 르몽드지는 중동의 현 상황이 자칫하면 미소간 전면대결의 상황으로 치닫을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면서 미행정분 레바논정책 재고를 촉구했다. 다음은 이 사설의 요지다.
「레이건」미대통령의 강경책은 레바논국민의 화합과 중동평화의 기회를 한층 어렵게 만들 위험을 안고있다.
지난 4일의 시리아공습이 워싱턴의 주장대로「방어」조치의 일환이었다든가, 시리아측이 생각하는 것처럼 일종의「선전포고」든지 간에 가장 주목되는 것은 그 사건자체가 모든 불안요소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전투기가 시리아진지를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베트남전쟁이후 미국비행기 2대가 격추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보복에 나선 시리아측의 집중포격으로 8명의 미해병이 희생됐다. 보복은 다시 보복을 불러 양측의 적대감은 점점 팽배해가고 있다. 레바논주둔 미평화유지군이 레바논내전에서 전투지원「민병대」의 구실을 맡게 될거라는 생각도 전혀 무리한 가정은 아니다. 최악의 경우 미국의 군사개입은 대시리아전으로 발전, 미소대결로까지 확대될 위험도 없지 않다.
대부분 미사일기지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소련의 이른바 군사고문단은 레바논 전역에 광범위하게 배치되어 있다. 이들 가운데 7천명이상이 시리아 영토안에 주둔하고 있으면서 오직 샘5 미사일기지를 관리하고있다.
레바논해역에 배치되어있는 미국의 위압적인 함대는 이들 시리아와 소련미사일의 사정거리안에 있으며 마찬가지로 이들의 주요 전략진지들은 미국해군항공대의 작전범위 안에 들어있다. 냉전기운, 그리고 미대통령선거의 임박, 중동의 이 문제지역에서 소련에 남아있는 마지막 진지를 고수하겠다는 모스크바의 결심등은 문제해결을 어렵게 만들고있다.
물론 이 두 초강대국은 위험천만한 대결을 피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다. 미국이 시리아를 상대로 전쟁을 하리라고는 여겨지지 않는다. 그러나 만일 영국정보기관이 갖고있는 정보들이 사실이라면 앞날은 매우 어렵다.
선데이 타임즈와 업저버지에 따르면 지난주「레이건」미대통령과「샤미르」이스라엘수상간에 체결된 비밀협정은 시리아군을 레바논에서 완전히 물아 내기 위해 이스라엘이 주도하고 미국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군사행동을 포함하고 있을 가능성이 많다. 미국과 이스라엘측은 그들이 이처럼 호전적인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고 이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면「레이건」이 「샤미르」수상에게 베푼 재정·경제·통상·외교·군사 등 다방면에 걸친 갑작스런 선심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아뭏든 지난 5월 17일 레바논과 이스라엘간에 체결됐던 평화협정수정을 겨냥한 「제마옐」 레바논대통령의 요청에 대한 거부는 시리아의 협조아래 지난달 레바논의 모든 분파가 제네바에 모여 이루었던 합의를 무위로 돌려놓았다. 「레이건」대통령은 불장난을 하고있다.
【르몽드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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