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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기초생활수급자 시신 20일만에 발견

중앙일보

입력

화장실이 딸린 9㎡ 남짓한 단칸방에서 혼자 살던 60대 기초생활수급자가 숨진 지 20일 만에 발견됐다. 동네 주민들이 이상한 냄새가 난다며 사회복지사에 전하고서야 사망 사실이 알려질 수 있었다.

지난 25일 오후 2시52분쯤 대구시 남구의 한 빌라 방안에서 이모(61)씨가 숨져 있는 것을 사회복지사 김모(38·여)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이씨는 천정을 바라보는 상태로 가지런히 누워있었다. 외부 침입 흔적은 없었다. 눈에 띄는 외상도 따로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검안의는 20일 전인 지난 6일쯤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길에서 종이 등을 주우면서 자식 없이 부인과 살았다. 그러다 10여 년 전 부인이 사망했고 이때부터 혼자 생활했다. 2008년 고지혈증 등 건강상 문제로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됐고, 2009년부터 심장과 신장이 좋지 않고 우울증까지 있어 한 달에 한 차례씩 병원 치료를 받아 왔다.

대구 남구의 한 사회복지사는 "복지사 한 명이 담당하는 기초생활수급자가 200명쯤 된다"며 "장애가 있거나 고령자 등 특별 관리대상은 따로 정해 자주 찾지만 이씨의 경우 이런 케이스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대구 남구청에 따르면 그는 평소 내성적인 성격으로 동네에서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건강을 되찾기 위해 병원도 꾸준히 다녔다. 사망 직전인 지난 3일에는 임대주택 신청을 위해 직접 동주민센터를 찾기도 했다.

이날 생활고를 겪으며 혼자 살던 30대 여성도 숨진 채 발견됐다. 25일 오전 10시15분쯤 대구시 북구의 한 원룸에서 김모(36·여)씨가 숨져 있는 것을 원룸 주인 송모(72)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수도요금과 전기료, 원룸 월세 등을 수개월간 내지 못한 상태였다. 사망 추정일은 한달 전으로 타살을 추정할 만한 외부 침입 흔적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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