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과 능률 '쑥쑥'… '홈오피스' 전원주택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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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갑한 도심 속 성냥갑 아파트에서 벗어나 푸르른 자연과 함께 즐기는 전원생활은 도시민들이라면 한 번쯤 꿈 꿔봤을 로망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쳐 실제 시골생활을 시작하는 사람은 생각만큼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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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전원에 대한 로망이 꿈으로만 끝나는 이유 중 하나가 편리한 도심 생활을 쉽게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장 은퇴를 앞두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면 직장과의 거리도 문제고, 마트ㆍ병원ㆍ학교가 멀어 겪는 불편함도 모두 감수해야 한다.

인천 수산동에 3층 목조주택을 지은 이씨는 ‘가까운 직장, 편리한 주거환경, 느긋한 전원생활’ 이라는 3마리 토끼를 한방에 잡았다.

하지만 이씨라고 처음부터 전원생활을 쉽게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막연히 시골이 좋아 전원주택을 꿈꿨지만 외진 곳으로 떠난다는 것에 대해 쉽사리 엄두가 나질 않았다. 아내의 반대 역시 만만치 않았다.

도시와 시골 생활을 동시에

고심 끝에 이씨가 선택한 지역이 인천 남동구 수산동이다. 이전에 살던 집과 회사가 모두 인천이었기 때문에 인근 지역을 수소문하다 찾아냈다.

지난 2010년 제3경인고속도로가 개통하면서 급속히 발전한 수산동 일대는 왕복 4차로 도로를 가운데 두고 전원과 도시가 어우러진 곳이다. 도로 한쪽은 숲이 우거진 전원이고 다른 한쪽은 아파트가 빼곡히 들어서있다.

이씨는 전원과 도심 생활을 한데 누릴 수 있는 부지를 선택한 데 이어 1층을 아예 사무실로 꾸며 출ㆍ퇴근 고민을 해결했다.

“인천 서구에서 18년 가까이 무역회사를 운영해왔어요. 은퇴를 앞둔 나이이긴 하지만 오랜 시간 운영한 회사를 그대로 접기가 아쉬워 1층에 아예 사무실을 들였죠.”

주거ㆍ업무 공간 철저히 분리

이씨의 주택은 1층은 사무실, 2ㆍ3층은 주거공간으로 구성했다. 사옥과 집을 겹합한 대신 업무공간과 주거공간을 철저히 분리하고 개인 사생활을 보호하는데 신경 썼다.

1층 사옥은 정면에 현관을 둬 직원의 드나듦이 편하게 했다. 1층과 2층은 내부 계단으로 연결되지만 주택 측면에 2층으로 바로 올라가는 현관을 만들어 가족들만 사용할 수 있게 설계했다.

2층은 오픈 천장으로 시원한 거실을 만들었다. 2층엔 거실과 주방ㆍ욕실ㆍ자녀방ㆍ와인보관소가 있고 3층은 안방과 드레스룸ㆍ욕실로 구성했다.

유럽풍 분위기 ‘물씬’

내부는 유럽풍의 화려한 인테리어와 고풍스러운 아트 월이 돋보인다. 거실 바닥은 대리석으로 마감해 묵직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냈다.

"예전부터 유럽 스타일의 집을 동경하던 마음이 커서 인테리어까지 이국적인 분위기가 나도록 노력했어요. 유일하게 주방만 아내 의견을 들어 모던한 스타일로 꾸몄죠.”

건물 외관도 화사한 톤의 외벽과 유럽풍 기와로 마감했다. 유럽 국가를 상대로 무역업을 하고 있는 이씨가 외국 출장 경험에서 받았던 좋은 기억을 살려 스타일을 선택한 것이다.

▶전문가 Tip (나무와 좋은집 이영주 대표)

나 만의 ‘홈 오피스’ 꾸미기

소호(SOHO)는 작은 사업(Small Office)과 재택 사업(Home office)을 합친 말이다. 최근 취업의 문이 바늘 구멍처럼 좁아지면서 소호 창업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소호 창업이 늘면서 이를 위한 맞춤형 주택인 홈 오피스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홈 오피스는 일반 주택과는 구조가 다르다. 재택 근무를 위한 특화 설계가 적용된다. 일반 주택은 대개 주방과 거실을 1층에 두지만 홈 오피스는 2층에 둔다. 대신 1층은 사무공간으로 활용한다. 반대로 1층을 주거공간으로 활용하고 2층 중 절반은 재택근무용 사무실로 활용하는 주택도 있다. 두 개의 현관문을 만들고 집의 한쪽을 사무실로 사용하기도 한다.

간혹 업무공간을 주거 내부가 아닌 외부로 배치하고 별도의 출입구를 마련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설계는 '집안의 사무실'이라는 홈 오피스의 취지를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사업편의를 높인 최신 정보통신 환경은 필수다. 대개 홈 오피스에는 전화와 초고속 인터넷, 카드 결제기(VAN)를 하나로 묶은 패키지 시스템이 장착된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기존 전원주택을 홈 오피스로 개조하기도 한다. 이런 때는 가급적 업무와 사생활이 뒤섞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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