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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남을 인정하는 '신르네상스' 운동 펼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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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자신 만이 옳다는 생각이 다른 사람에 대한 적의와 차별을 낳고 갈등과 폭력을 부릅니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공동체적 가치에 기반해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가야 할 때입니다."

제24주년 '유엔 세계평화의 날'(매년 9월 셋째주 화요일)기념 국제학술회의가 경희대 네오르네상스문명원 주최로 11일과 12일 서울 신라호텔과 경희대 서울캠퍼스에서 열린다. 학술대회의 주제는 '이념 이후의 시대, 대안 문명을 말한다'이다. 조셉 버너 리드 유엔사무차장, 존 아이켄베리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존 홀 캐나다 맥길대 교수, 다카시 이노구치 일본 도쿄대 교수 등 세계적 석학 200여 명이 참석한다.

경희대 네오르네상스문명원 조인원(51) 원장은 "이번 회의에서는 갈등과 대립을 넘어 전 인류가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9월에 설립된 네오르네상스문명원이 주도하는 첫번째 사업이기도 하다. 르네상스는 14세기 유럽에서 일어난 인간성 해방 운동이다. 네오르네상스문명원은 21세형 르네상스를 이끌어 내기 위한 연구와 실천 운동을 펼치기 위해 만들어졌다.

조 원장은 '유엔 세계평화의 날' 주창자인 조영식 경희학원장의 차남. 경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희대 정외과 교수를 역임했고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NGO대학원장도 지냈다. 1999년에는 서울NGO대회 한국대표로 활동했다. 정치학을 전공한 그가 공동체적 가치 실현에 골몰하게 된 이유는 "정치가 일부 정치가들의 권력 다툼으로, 일반인들의 혐오의 대상이 돼버린 현실이 너무 안타까워서"라고 했다.

그는 좌우 이념의 대립으로 혼란을 겪는 우리나라, 이민자 차별로 갈등을 겪고 있는 프랑스, 인종 갈등이 불거진 미국 등이 모두 나와 다른 남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이같은 문제에서 헤어나지 못한다고 진단한다. 인류가 국가적.개인적 이해 관계를 떠나 인간 본성에 기반한 가치를 공유한다면 이같은 갈등이 없어질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조 원장은 2007년 '세계시민포럼'개최도 추진 중이다. 자유시장경제를 옹호하는 '세계경제포럼'이나 반 세계화를 주장하는 '세계사회포럼'과 달리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인류 공통의 비전과 실천 방안을 모색하는 회의다. 11일 열리는 국제학술대회가 2007년 세계시민포럼의 사전 모임 성격도 띠고 있다고 했다. 조 원장과 뜻을 같이 하는 석학들과 유엔 주요 인사들이 유례 없이 많이 참석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누구나 현실보다 나은 무엇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이같은 노력이 보다 나은 내일을 만드는 힘"이라며 "이번 회의도 이같은 노력에 대한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토론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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