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가 받았다는 혈액투석 콩팥 기능 10% 이하때 기계로 노폐물 걸러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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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콩팥이 나빠 혈액 투석을 받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혈액 투석(透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혈액 투석이란 기계가 콩팥을 대신해 혈액 내의 노폐물을 제거하는 치료행위. 콩팥 기능이 정상인의 10% 이하로 떨어졌을 때 사용한다. 양쪽 옆구리 아래 좌우에 한개씩 존재하는 콩팥은 10㎝ 길이의 강낭콩 모양을 하고 있는 배설기관이다.

신진대사로 생성되는 혈액의 노폐물을 걸러 소변으로 내보내는 필터 역할을 하고 있다. 며칠만 기능이 중단돼도 생명을 유지할 수 없는 중요한 장기지만 소홀히 취급되기 일쑤다.

콩팥 손상은 당뇨와 사구체신염, 고혈압, 아스피린 같은 약물의 장기복용이 원인이다. 콩팥이 회복불능 상태로 악화되면 만성 신부전증(腎不全症)이 된다.

그러면 두개 합쳐서 3백g 정도 되던 무게도 50~1백50g으로 줄어든다. 대개 10년 이상 당뇨를 오래 앓을 경우 합병증으로 생긴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지병인 당뇨가 만성 신부전증의 원인으로 추정된다.

만성 신부전증 환자는 식욕부진과 구토, 피로, 부종, 가려움증, 복통, 부정맥 등의 다양한 증세를 겪는다. 얼굴색깔도 검푸르게 변한다.

노폐물은 신체 곳곳에 쌓이므로 부위를 가리지 않고 증세가 나타난다. 칼륨 전해질이 축적되면서 입술이나 손발이 저리고 인(燐) 전해질은 관절의 통증을 유발한다.

빈혈도 만성 신부전증의 중요한 증상이다. 피를 만드는 에리스로포이에틴이란 호르몬이 콩팥에서 만들어지는데 만성 신부전증이 되면 이 호르몬의 분비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만성 신부전증 환자가 생명을 유지하는 방법은 기계로 피를 걸러주는 투석과 콩팥을 이식받는 수술 두가지뿐이다. 콩팥 이식은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나 장기 확보가 문제다.

투석은 크게 혈액 투석과 복막 투석의 두 종류가 있다. 혈액투석의 경우 팔뚝에 동정맥루란 혈관을 사전에 만들어야 한다. 팔뚝의 동맥과 정맥을 모세혈관 대신 수술로 바로 연결해 만든 굵은 혈관이다. 대개 투석 6주 전 시술한다.

이곳으로 튜브를 삽입한 뒤 분당 1백50~2백50cc씩 혈액을 뽑아내 외부의 기계로 걸러준 다음 다시 넣어준다. 대개 일주일에 2~3회씩 병원을 찾아야 하며 한번에 4~5시간 정도 소요된다.

혈액 투석은 1회당 14만여원의 비용이 소요되며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매년 건강보험에서 지출하는 혈액 투석 비용은 3천6백여억원에 이른다.

복막 투석은 배 안에 복강 카테터라고 불리는 얇은 관을 삽입해 투석액을 주입한 뒤 다시 빼내면서 체내에 축적된 노폐물과 수분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병원까지 가지 않고 집에서 환자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하루 3~4차례 교환해야 하므로 생업에 지장이 많고 병원에서 전문적으로 시술하는 혈액 투석에 비해 효과가 떨어지며 감염 등 부작용 위험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결론적으로 혈액 투석이나 복막 투석은 임시방편으로 생명을 연장하는 수단이어서 삶의 질을 파괴한다. 콩팥이 망가지지 않도록 평소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만성 신부전증의 예방을 위해선 성인의 경우 당뇨와 고혈압 등 성인병이 악화되지 않도록 혈당과 혈압을 정상 범위로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린이의 경우엔 소변에 단백질이 빠져나오는 신 증후군이나 혈액이 빠져나오는 사구체신염 등을 조기 발견해 치료해주어야 한다.

홍혜걸 의학전문기자.의사

*** 도움말 주신 분=삼성서울병원 내과 오하영 교수, 서울대병원 내과 안규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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