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처방전] 불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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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부부 열쌍 중 두쌍이 불임으로 마음의 고통과 좌절을 겪고 있다. 남성의 경우 정자수가 적거나 정자의 활동성이 떨어지는 게 원인이다.

여성은 호르몬 불균형으로 배란(排卵)장애가 있거나 체중변화가 심하거나 스트레스.갑상선 질환이 있거나 심한 운동.흡연을 하는 경우에 나타난다.

불임은 수태를 돕는 식품을 즐겨먹고 체중을 감량하는 것만으로 간단히 해결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여성은 규칙적으로 월경을 하고 정상 체중을 유지하면 수태율이 높아진다.

아기를 원하는 여성은 체질량지수[BMI.자기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를 20~25 이내로 유지해야 한다. BMI가 30 이상인 비만 여성은 다이어트가 최상의 불임 치료법이 될 수 있다.

남성도 마찬가지로 비만은 곤란하다. 남성 호르몬을 여성 호르몬으로 바꾸는 물질이 지방세포에서 분비되기 때문이다(아주대병원 비뇨기과 안현수 교수).

아기를 원하는 남녀는 콩.시금치.아스파라거스 등에 풍부한 엽산(비타민B군의 일종)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건강한 남성이라 하더라도 엽산이 부족하면 정자수가 줄어드는 것으로 밝혀졌다 여성도 엽산 섭취가 부족하면 수태율이 떨어지고 유산 위험이 높아진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남성의 고환에 라이코펜이 많으면 정자수가 증가하고 정자의 운동성이 커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라이코펜은 토마토.수박 등에 많이 든 항산화물질이다.

대표적인 항산화(抗酸化) 미네랄인 셀레늄(브라질 너트.씨앗 등에 풍부)은 항산화 비타민인 비타민E와 한조가 돼 생식기가 유해산소로 손상되는 것을 막아 수태율을 높여준다.

정자의 구성 성분인 셀레늄이 정자의 기능은 물론 성욕까지 증강시켜 준다는 '솔깃한' 연구결과가 있다.

여성도 셀레늄 섭취가 부족하면 유산 위험이 커진다. 아보카도.너트.올리브유 등에 풍부한 비타민E는 동물 실험에서 나이 먹은 암컷의 수정률이 떨어지는 시기를 늦춰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비타민B12와 철분도 불임 예방에 도움이 된다. 비타민B12나 철분 섭취 부족으로 불임 환자가 된 사람도 드물게 있다.

콩.닭고기.조개 등에 풍부한 아연은 배란에 필수적이며 정자가 성숙하는 데도 요긴하다.

최근엔 차에 든 폴리페놀(항산화물질)이 수태율을 높여준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금연.절주하는 것도 불임 예방에 중요하다(고대 안암병원 산부인과 김선행 교수). 가급적 농약.화학 비료를 덜 쓴 유기 농산물을 먹어야 한다.

농약 등 환경 호르몬이 남성의 정자수를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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