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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전투기사업 미국-유럽 대리전 본격화

중앙일보

입력

한국형 전투기 개발사업(KF-X)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와 대한항공이 2파전을 벌이게 됐다. 한국형 전투기 개발사업(KF-X) 참여를 모색하고 있는 대한항공은 최근 유럽의 에어버스 D&S와 KF-X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업체 관계자가 22일 밝혔다. 항공업체 관계자는 "대항항공이 지난 16일 MOU를 체결한 것으로 안다"며 "향후 사업 추진과정에서 기술협력 범위 등을 MOU에 포함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입찰 참여를 강력히 희망했던 대한항공은 1차 입찰 마감일인 지난 9일까지 에어버스D&S측과 MOU체결이 마무리되지 않아 참여하지 못했다. KF-X는 2곳 이상이 입찰에 참여해야 진행이 가능한 사업시스템상 대한항공이 참여치 못함에 따라 1차 입찰이 유찰돼 방위사업청은 24일 2차 입찰을 공고했다.

대한항공이 에어버스와 손잡기로 함에 따라 KF-X사업은 KAI와 협력 관계에 있는 미국 록히드마틴과 유럽의 항공회사가 대리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에어버스 D&S는 유럽연합의 에어버스사의 자회사로, 유로파이터를 제작한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의 방위산업 부분을 떼어내 계열사 정리를 하며 새로 만든 회사다.

기술력과 준비상황에선 오랜 시간 록히드 마틴과 파트너십을 유지하며 준비해온 KAI측이 앞서지만 자금력을 앞세운 대한항공도 막판 뒤집기를 노리는 상황이다. 군 관계자는 "KAI는 초음속 훈련기인 T-50을 비롯해 경공격기인 FA-50을 제작해 수출하고 있고, 5세대 전투기(F-35)를 생산중인 록히드 마틴과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반면 자본력을 앞세운 대한항공이 에어버스와 어느 정도 협력을 하고 파격적인 조건으로 참여할 지가 관전포인트"라고 말했다.

결국 KAI가 앞선 가운데 후발주자인 대한항공의 자금 동원력과 에어버스의 기술 이전 등이 관건이란 얘기다.

방사청은 24일 2차 입찰을 한 뒤 다음달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KF-X사업은 F-4와 F-5등 노후한 공군 전투기를 대체하기 위해 한국형 전투기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개발비만 8조원이 넘는 대형 프로젝트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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