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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디바' 그 유혹의 목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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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아직도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40)와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42)의 듀오 콘서트에서 받은 감동을 잊지 못하는 국내 음악팬들이 많다. 2002년 6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코리안 심포니의 반주로 열린 오페라 아리아와 2중창의 밤이었다. 오페라 무대에서 남녀 주인공으로 만나 1996년 결혼에 골인한 실제 부부였기 때문에 사랑의 2중창은 더욱 호소력이 컸다. 당시 지휘를 맡았던 안톤 과다뇨는 공연 2개월 후 타계했다. 한동안 남편과의 듀오 콘서트만을 고집하던 게오르규는 독창회도 하고 있다.
세계 정상급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가 이번에는 독창회로 서울 무대에 선다. 같은 루마니아 출신의 지휘자 이온 마린이 지휘봉을 잡고 서울시향이 반주를 맡는다.
게오르규는 ‘디바’(오페라의 여신) 라는 칭호를 받는 정상급 소프라노. 성격 또한 까다로운 것으로 유명하다. ‘여자 드라큐라(La Drculette)’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2002년 게오르규의 개인 매니저로 활동하던 스위스 출신의 레본 사얀이 ‘신경질적인 소프라노와 함께 일하기가 힘들다’며 그만뒀을 정도다. 사얀은 게오르규의 남편인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는 물론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 팝가수 프랭크 시나트라의 매니저로 활동 중이다.
게오르규는 1992년 ‘돈조반니’‘라보엠’으로 런던 코벤트가든 오페라에서 데뷔했다. 94년 런던에서 게오르그 솔티 경이 지휘한 ‘라 트라비아타’가 출세작이다. 공연이 끝난 후 세계 굴지의 음반사 데카 담당자는 분장실로 게오르규를 찾아가 레코딩 계약서를 내밀었다. 최근엔 남편이 소속된 EMI로 옮겼다.
2002년 개봉된 영화‘토스카’에 연인 스카르피아 역을 맡은 남편과 함께 출연했다. 국내에선 극장 개봉 대신 DVD로 출시됐다. 바리톤 루제로 라이몬디가 로마 경찰국장 스카르피아 역을 맡았다. 게오르규는 내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라 트라비아타’, 런던 코벤트가든에서‘토스카’에 출연한다. 특히 푸치니의 작품을 좋아하는 그는 이번 공연에서도 푸치니의 아리아를 3곡이나 부른다. 그가 부르는 푸치니 아리아에는 눈물과 피가 흥건히 배어있다.
◆공연메모=26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헨델 ‘울게 하소서’, 레온카발로‘팔리아치’중‘하늘에서 노래하며’, 푸치니‘제비 ’중 ‘도레타의 꿈’, ‘자니 스키키’ 중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나비부인’ 중 ‘어느 맑은 날’, 비제 ‘카르멘’ 중 하바네라’ 등. 02-547-5694.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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