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은 이 땅의 며느리들에게 공포의 대상입니다. 설 연휴를 앞두고 여기저기서 며느리들의 한숨 소리가 터져 나옵니다. 청춘리포트가 20~30대 며느리 112명에게 물었더니 응답자의 70.5%가 ‘명절 때 시댁에 가고 싶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2030 며느리들 사이엔 ‘명절 스트레스’라는 말로도 모자라 ‘명절 테러’라는 말이 떠돕니다. 명절 때마다 심화되는 고부 갈등을 속 시원히 풀어낼 해법은 없을까요.
청춘리포트는 2030 며느리 13명과 5060 시어머니 7명을 심층 인터뷰했습니다.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설 연휴를 앞둔 며느리의 하소연을 지문 형태로 만들어 제시했습니다. 이 지문을 본 며느리들과 시어머니들의 반응은 확연히 달랐습니다. 다음은 20~30대 며느리들과 50~60대 시어머니들이 실제 인터뷰를 통해 밝힌 의견을 카톡 대화방 형식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정강현 청춘리포트팀장
※다음은 어느 며느리의 하소연입니다. 떠오르는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해 주세요.
결혼 3년 차, 임신 5개월인 며느리입니다. 맞벌이고요. 내일이 설인데, 시댁 갈 생각에 한숨부터 나오네요. 시부모님 좋으신 분들이에요.
그렇지만 저도 일하는데, 결혼 후 명절이 ‘노동절’로 변하니 힘들더라고요. 하루 종일 음식 하고 설거지하고 과일 내오고….
전 이 집안의 ‘이등병’이니까요. 올핸 신랑이 설 전까지 출근한답니다. 그래서 전날 친정 가서 좀 쉬려 했어요.
임신해서 친정엄마 음식도 그립고. 설 당일 일찍 신랑이랑 같이 시댁에 가면 되겠다 싶었죠.
그런데 저희 어머님, “너부터 하루 먼저 내려와라” 하시네요. “입덧이 심해서…”라고 싫은 티 냈죠. 그래도 먼저 내려오라고 성화시네요. 시댁에 먼저 가 있자니 불편하고, 그렇다고 못 가겠다고 계속 버틸 수도 없고…. 어떡하면 좋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