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나다 소련무기로 미군에 대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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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쿠바관영 드레스나라티나통신은 그레나다에 l천여명의 미제82공정대를 추가 투입한 것은 26일 새벽까지도 여전히 항전하고 있는 소수 쿠바인들의 저항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미국방성쪽에서도 26일 그레나다군과 쿠바인들의 저항이 예상외로 완강했다고 밝혔다.
쿠바인의 저항이 종식된 것은 그레나다주재 쿠바대사관이 26일 상오11시17분(한국시간 27일새벽1시17분) 본국에 『6명의 쿠바노동자들이 미군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고 사망함으로써 모든 저항은 끝났다』 고 보고함으로써 확인됐다.
○…미군의 그레나다 장악이 예정보다 늦어진 것은 그레나다 민병대와 군인들이 수도 세인트 조지에서 건물과 가옥을 엄폐물로 이용했기 때문이다. 민간인의 인명피해를 최대한 줄이려는 미군의 작전이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다.
미군의 장갑차들은 세인트 조지의 남쪽지역을 통해 시가지로 진입했으며 일부 해병대원들은 맨처음 세인트 조지에 잠입해 들어가 총독관저를 에워싸 「폴·스쿤」 총독의 신변을 보호했으며 이 때문에 이들 해병대원들은 고립상태에서 그레나다군에 의해 포로가 될뻔 하기도 했다.
「폴·스쿤」 총독과 그가족들은 미해병대에 구출되어 대기중인 함정에 대피했다.
○…그레나다를 침공한 미군들은 25일 그레나다에서 다량의 소련제 무기를 발견했으며 이른바 노동자들인 6백명의 쿠바인들이 미군에 항전했다고 「에번·갤브레이드」 프랑스주재 미국대사가 26일 말했다.
「갤브레이드」 대사는 또 미군은 그레나다에 2주일 정도 주둔할 것이나 카리브해연안 6개국 연합군 3백명은 평온을 회복하고 임시정부가 들어설 수 있도록 계속 그레나다에 남아 있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방성 소식통들은 그레나다전투에서 최소한 미군 6명이 사망하고 8명이 실종, 33명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성인 6백12명을 대상으로 미군의 그레나다상륙에 대한 여론을 조사한 결과 이들중 58%가 정부의 조치를 찬성했으며 그러한 조치가 그레나다 거주 미국인을 보호하기 위해 단행된 것으로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ABC방송이 전화를 통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자중 88%가 미군의 그레나다 침공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32%는 미정부의 이번 조치를 반대하고 10%는 응답을 하지 않았다.
또 미군이 공산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해 사용되어도 되느냐는 질문에 38%가 『된다』 고 응답했으며 45%는 『안된다』 고 말한 반면 10%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대답했다.
○…미국의 그레나다 침공 결정은 지난 22일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내셔널골프코스에서 이루어졌다.
21일 조지아주지사의 초청으로 주말골프를 즐기기 위해 이곳에 온 「레이건」 대통령 일행은 23일 새벽 잠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그레나다 정정을 검토했다. 「슐츠」 국무장관이 「레이건」 대통령을 깨워 동카리브해 국가들의 개입요청이 들어왔다고 보고했고 「레이건」대통령은 상오 5시15분 때마침 백악관에서 그레나다사태 관계회의를 하고 있던 「부시」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개입 검토지시를 했다.
새로 임명된 「맥팔레인」백악관 안보담당보좌관은 골프카트를 타고 다니며 「레이건」 대통령과 「슐츠」 국무장관에게 그때그때 상황을 브리핑했다.
이 브리핑이 끝난 것은 대통령 일행이 9번홀을 돌고난 다음인 상오 11시45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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