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듣는 드보르자크의 레·퀴·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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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체코 음악의 아버지'로 추앙받고 있는 드보르자크(1841~1904)의 '레퀴엠'이 국내 초연된 것은 그의 서거 100주기를 한 해 앞둔 2003년의 일이다. 1981년 창단 후 줄곧 오라토리오 전문 합창단으로 활동해온 서울 오라토리오 합창단(지휘 최영철)이 초연 무대를 이끌었다.

서울 오라토리오 합창단은 27일 오후 7시30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드보르자크의 '레퀴엠'을 다시 무대에 올린다. 국내 초연은 아니지만 자주 들을 수 없는 레퍼토리여서 눈길을 끈다.

체코 출신 소프라노 수잔나 라슬로프(프라하 음악원 교수), 알토 문혜경, 테너 곽윤섭, 베이스 최승혁이 독창자로 출연한다. 체코 드보르자크 협회에서도 특별히 관심을 보여 작곡자의 친손자인 안토닌 드보르자크 3세가 내한해 이번 공연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서울 오라토리오 합창단이 내년까지 꾸미는 드보르자크 시리즈의 첫 무대다. 내년 6월 서울에서 '스타바트 마테르'(십자가 아래의 성모)를 연주하고 7월 체코 프라하 스메타나홀.드보르자크홀에서 '레퀴엠'을 2회 연주할 계획이다.

드보르자크의 '레퀴엠'에서 오케스트라는 반주의 차원에 머물지 않고 음악 전체를 이끌어가는 주도적 역할을 해낸다. 레퀴엠이'죽은 자를 위한 미사'라는 뜻이지만 이 곡의 후반부에서는 산 자에 대한 위로와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02-587-9277.

◆ 오라토리오=1600년 로마에서 상연된 카발리에리의'영혼과 육체'가 시초. 독창.합창.관현악이 등장하며 성서 이야기를 소재로 무대 장치나 의상 없이 콘서트 형식으로 연주된다. 헨델의'메시아'가 대표작이며 '테데움' '레퀴엠' '미사''수난곡'도 넓은 의미의 오라토리오에 포함된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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