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체질 바꾼 다저스, 월드시리즈 우승 꿈꾸는 류현진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414호 23면

류현진

지난 한 달 동안 류현진(28·LA 다저스)은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 있는 LG 트윈스 캠프에서 LG 선수들과 훈련했다. LG와 관계가 없는 데도 그는 친정팀에 온 것처럼 잘 섞였다. 류현진은 지난 4일부터 가볍게 불펜 피칭을 시작했고 12일에는 40개 정도를 던졌다. 김용일 LG 트레이닝 코치는 “류현진의 어깨 상태가 좋아 보인다”고 전했다.

 류현진은 20일 다저스 스프링 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지난 2년 연속으로 14승을 올리며 다저스의 주축 투수가 된 그에게 2015년은 기회이자 위기다. 올 시즌 15승 안팎을 거두면 몇 년 동안 롱런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지난해 두 차례나 왼 어깨 부상을 입었던 것을 감안하면 2015년은 고비가 될 수도 있다.

 류현진은 “아프지 않는 게 목표다. 200이닝을 던지면 10승 이상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밝혔다. 대니얼 김 메이저리그 해설위원은 “지금까지 마쓰자카 다이스케 등 아시아 투수들이 빅리그 세 번째 시즌에 고생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그들보다 젊고 영리하다. 부상 관리만 잘 되면 15승도 가능하다”고 낙관했다.

 다저스는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지난해 다저스 총연봉은 2억3500만 달러(약 2500억원)로 메이저리그 1위였다. 지난겨울 다저스는 외야수 맷 켐프(31·샌디에이고)와 2루수 디 고든(27·마이애미)을 트레이드했고,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유격수 핸리 라미레스(32·보스턴)도 내보냈다. 류현진의 승리를 수차례 날렸던 불펜투수 브라이언 윌슨(33)도 방출했다.

 고액 연봉자들을 처분하고도 올해 다저스의 총연봉은 2억6500만 달러(약 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선수 연봉을 보전해 주고 트레이드를 했거나 방출했기 때문에 비용절감 효과는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신임 단장 파르한 자이디는 다저스의 체질 개선을 주도했다. 스타들로 구성된 과거 라인업으로는 큰 경기에서 이기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신 유격수 지미 롤린스(37)와 2루수 하위 켄드릭(32)을 영입해 수비를 보강했다.

 내실을 기한 다저스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이달 초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다저스를 메이저리그 전체 2위로 평가했다. 클레이튼 커쇼(27)와 잭 그레인키(32), 류현진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건재한 데다 수비력이 보강됐다는 이유였다. 또 ESPN은 2015년 다저스의 수비력을 30개 구단 중 4위에 올렸다.

 다저스의 변화는 류현진에게 나쁠 게 없다. 수비력이 강화된 덕에 평균자책점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류현진의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FIP)은 2.62로 150이닝 이상 던진 메이저리거 중 7위에 올랐다. 지난해 평균자책점(3.38)보다 상당히 낮은 수치다. 지난해 수비 도움을 별로 받지 못해 평균자책점이 류현진의 실제 실력보다 높게 나왔다는 걸 의미한다. 류현진은 타선 지원을 받아 승리를 챙기는 것보다 평균자책점을 낮춰 선발투수의 책임을 완수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류현진이 진짜 원하는 건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그는 2006년 한화 데뷔 후 2012년 팀을 떠날 때까지 한 번도 우승을 경험한 적이 없다. 항상 ‘꼴찌팀의 에이스’였기 때문에 우승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다저스가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건 88년이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