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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포커스] 풍운아 조성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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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선수' 조성민(30)은 과연 아직도 '상품성'이 있는가. 영화배우인 부인(최진실)과의 불화 등으로 세간의 주목을 끌었던 조성민이 다시 야구를 하고싶어 한다.

그는 1997년 일본 프로야구 올스타전 무대까지 밟았던 수퍼스타였다. 그는 '일단 믿고 쓰기만 하면' 몸값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프로야구 구단들의 반응은 현재까지는 냉랭하다.

그는 지난 12일 1차 지명에서 연고지 구단(두산.LG)으로부터 외면을 당했다. 6월 30일 전 구단이 참가하는 2차 지명에서도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그는 결국 야구를 할 수 없게 된다.

그를 둘러싸고는 "아직 투수로서의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중적 지명도도 높아 활용가치가 충분하다"는 긍정론과 "복잡한 사생활과 부상 병력 탓에 선수로서의 생명은 끝났다"는 부정론이 교차한다.

▶사업과 야구의 병행은 안된다 VS 무슨 소리!

지난 12일 LG와 두산이 지명을 포기한 가장 큰 이유는 조성민이 드래프트 신청 때 "사업과 야구를 병행하겠다"고 말한 때문이다. 양 구단의 관계자는 "몸은 재활로 회복이 가능하지만 마음이 떠나있으면 성공 가능성이 작다"고 했다. 그러나 조성민은 "야구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사업을 하겠다는 뜻"이라며 "현재 사업에 투자한 돈이 약 12억원이고 나를 바라보고 있는 직원도 10명이나 돼 사업을 정리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한다.

▶사생활이 복잡하다 VS 할건 해야지!

야구를 그만둔 지 8개월. 조성민이 그냥 운동을 쉬기만 했다면 지금처럼 찬밥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은밀한 가정사까지 낱낱이 공개하면서 부인 최진실씨에게 이혼을 요구했다. 사태가 확산하면서 그는 문제아 취급을 받게 됐다. 야구 관계자들은 "집안이 편안해도 야구가 잘될까 말까 한데…"라고 의문을 던진다.

조성민은 최근 또 한차례 최진실씨에게 이혼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말한다. 그는 "모든 문제를 깨끗이 해결한 뒤 야구를 하고 싶지만 아무래도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그렇더라도 할 것은 하면서 해결을 기다려야지 마냥 허송세월하란 말인가"라고 주장한다.

▶부상 병력 치명적이다 VS 아프지 않다!

조성민은 팔꿈치 수술을 세번이나 했다. 그가 공을 제대로 던질 수 있을까 의혹을 사고 있는 중요한 이유다. 그는 "부상은 별 게 아니다"며 "일본에서는 구단에 대한 괘씸함 때문에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유니폼을 벗은 것"이라고 말한다. "아파서 못한 게 아니고 마음이 떠나 안한 것"이라는 얘기다.

▶백의종군이라도 하라 VS 자존심이 있다.

일부에서는 "그렇게 야구를 하고 싶으면 계약금 없이 연습생으로라도 프로에 가라. 그렇게 못하는 것은 결국 돈 때문에 야구를 하겠다는 것 아니냐"라고 말한다.

그러나 조성민은 "내가 10억원을 바란다는 말이 있는데 지금의 내게 그런 돈을 줄 구단이 없다는 것은 내가 더 잘 안다"며 "그러나 나도 한때 대단한 스타였다. 이름값에 걸맞은 대우는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원하는 금액은 계약금과 연봉을 포함해 5억원 정도로 추정할 수 있다.

조성민은 지난 14일부터 서울 강남의 한 피트니스 센터에서 몸 만들기를 시작했다. 요미우리에서 그와 함께 뛰었던 정민태(현대.7승).정민철(한화.4승2패)은 올해 빼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다. 조성민도 '아프지 않고 야구에 전념할 수 있다면' 그들에게 뒤질 것이 없는 선수다. 그러나 '~면'의 가정을 안고 뭉칫돈을 투자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조성민을 지명할 수 있는 구단은 아무래도 '돈에 여유가 있는' 구단이 될 수밖에 없다.

이태일.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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