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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인천 영종대교 사고...관광버스가 서행하던 승용차를 들이받으면서 시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인천 영종대교에서 지난 11일 발생한 차량 106종 추돌사고는 관광버스가 서행하던 승용차를 들이받으면서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고를 시작으로 각각의 추돌사고가 나면서 연쇄 추돌사고로 확산된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12일 "영종대교 상부도로 서울 방향 14.1㎞ 구간 2차로에서 신모(57)씨가 몰던 관광버스가 앞에 달리던 검은색 소나타 승용차를 추돌하면서 1차 사고가 났다"고 밝혔다.

이어 2, 3차로를 맞물려 운행하던 투어버스가 2차로를 지나는 서울 택시를 들이받은 뒤 갓길로 주차했다. 갓길로 들어서던 서울 택시를 3차로로 들어오던 경기 택시가 추돌하면서 경기택시가 2차로로 튕겨나갔다. 이 경기 택시를 2차로를 달리던 공항 리무진 버스가 들이받고 뒤따르던 레이 차량이 이를 피하려다 사고로 1차로에 멈춰선 소나타와 관광버스를 연속으로 추돌했다.

경찰 관계자는 "첫번째 그룹에서 시작된 5번의 사고를 시작으로 연쇄 추돌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첫 사고를 낸 관광버스 기사 신씨는 "앞에 가던 소나타 차량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1.2㎞에 달하는 사고 현장을 크게 세 그룹으로 나눠 분석했다. 첫째 그룹은 첫 사고가 발생한 구간으로 10대가 추돌했다. 둘째 그룹은 사고를 목격한 뒤 바로 멈춰선 차량을 다른 차량들이 들이받으면서 12대가 추돌했다. 이어 20m 뒤에서 84대의 차량이 연속으로 추돌했다. 이날 사고로 피해를 본 차량은 승용차 52대(택시 포함), 버스·승합차 31대, 화물차 14대, 견인차 2대 등이다.

경찰은 첫째 그룹 차량 10대의 블랙박스 동영상을 입수해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경찰은 최초 사고를 낸 관광버스 기사 신모씨 등 5명을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짙은 안개로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안전거리를 미확보해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며 "과속 여부는 블랙박스 동영상 등을 분석해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고로 김모(51)씨 등 2명이 사망했고 부상자는 전날보다 10명 늘어난 73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중상자는 5명이다. 여기엔 태국과 중국 등 외국인 19명도 포함됐다. 하지만 사고 다음날 병원을 찾는 이들도 있어 부상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사망자는 둘째 그룹와 셋째 그룹에서 나왔다. 둘째 그룹에서 사망한 김모(51)씨는 가이드 일을 하는 아내(태국인)와 함께 공항에 있던 태국인 관광객을 차에 태워 이동하다 변을 당했다. 김씨가 몰던 차에 타고 있던 태국인 관광객 C(58·여)씨는 딸·손자를 데리고 한국에 사는 여동생을 만나러 왔다가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또 다른 사망자 임모(46)씨는 셋째 그룹에서 변을 당했다. 경기고속버스 운전기사인 임씨는 안전벨트까지 착용했지만 앞에 있던 화물차량와 곧바로 부딪치며 사망했다. 경찰은 둘째와 셋째 그룹의 차량들을 조사해 가해자와 피해자를 구분할 예정이다.
경찰은 영종대교 운영사인 신공항 하이웨이를 상대로 안전조치가 적절했는지 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사고 이후 신공항 하이웨이 교통통제센터장 등 3명을 불러 안개가 끼었을 때 자체 메뉴얼 내용 등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와 도로교통공단 등 전문기관과 공조수사를 펼치는 한편 블랙박스 동영상을 추가로 확보·분석해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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