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케인, 폭풍 … 축구 종가 들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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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해리 케인

축구 종가 잉글랜드에 ‘허리케인’ 이 몰아치고 있다. 허리케인은 토트넘의 신예 공격수 해리 케인(22)이다.

 케인의 최근 경기력은 유럽 최고 수준이다. 11일(한국시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과의 원정 경기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한 케인은 리그 13호 골로 디에고 코스타(첼시·17골), 세르히오 아구에로(맨체스터시티·14골)에 이어 득점 3위를 달리고 있다. 잉글랜드 출신 선수 중에 가장 높은 순위다. 유로파리그(7골)·컵대회(3골)까지 포함하면 시즌 23골로 프리미어리그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골을 터뜨렸다.

 케인은 시즌 초만 해도 그저 그런 선수에 불과했다. 2009년 토트넘 유소년 팀에 입단한 뒤 잉글랜드 연령별 대표팀을 차례로 거쳤지만 정작 성인이 되고 나서 소속팀에선 평탄치 못했다. 3부리그 레이턴 오리엔트를 시작으로 밀월, 노리치 시티, 레스터시티(이상 잉글랜드) 등을 임대선수로 오갔다.

 올 시즌 토트넘에 다시 자리를 잡은 케인은 유로파리그, 컵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주전을 꿰찼다. 그리고 지난달 2일 첼시와의 리그 20라운드에서 2골·1도움을 기록하면서 5-3 승리의 주역이 됐다. 이 활약 덕분에 케인은 토트넘 여성팬들로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청혼 메시지를 받는 등 인기가 급상승했다. 이어 지난 8일 아스널전에선 2골을 넣으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2015년 열린 공식 경기에서만 8골을 터뜨리면서 케인은 강팀 킬러로 떠올랐다.

 2003년 만 17세에 국가대표가 됐던 공격수 웨인 루니(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등장했을 때만큼 잉글랜드 팬들은 케인의 활약에 뜨거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그의 이름을 빗대 ‘허리케인(hurricane)’이라는 별칭이 붙었고, SNS 상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 트로피를 들고 있는 케인의 합성사진까지 등장했다.

 잉글랜드 축구 스타들도 케인에 대해 칭찬 일색이다. 잉글랜드 역대 A매치 득점 2위(48골)에 올라있는 전설 게리 리네커(55)는 “힘과 기술을 갖춘 케인은 나를 흥분시킨다”고 했고, 데이비드 베컴(40)도 “모든 사람이 그의 이름을 외친다. 반드시 대표팀에 뽑아야 한다”고 칭찬했다. 로이 호지슨(68)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은 “케인의 성장 속도는 엄청나다”며 성인 대표팀 발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토트넘은 지난 2일 케인과 2020년까지 장기 계약을 맺었다. 영국 텔레그라프는 ‘2만파운드(약 3400만원)였던 케인의 주급이 3만5000파운드(약 5800만원)까지 치솟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등 명문 구단이 케인을 노리고 있다. 런던 이브닝 스탠다드는 ‘레알이 케인을 영입하기 위해 이적료 1억1900만파운드(약 1989억원)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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