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쏙!] '생활 속 놀이' 로 조기교육 다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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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수학·과학 등 조기교육도 값비싼 교구 없이 생활 속 놀이를 통해 할 수 있다. 유아들이 놀이를 통해 한글을 배우고 있다. [이미지박스 제공]

현지(7.가명)는 안 다녀본 교육기관이 없을 정도로 어릴 때부터 조기교육을 받았다. 하지만 별로 나아지는 것 같지 않아 엄마는 답답해 했고, 엄마의 꾸중에 현지는 위축됐다. 그런 현지가 자신감을 되찾게 된 것은 3년 전 놀이학교를 다니면서부터다. 먼저 서너 달 동안은 보물찾기 등 아이들과 어울리는 놀이를 하며 적응했다. 그리고 영어.수학.과학놀이를 시작하자, 걱정과 달리 아이가 먼저 영어놀이를 하자고 조를 정도로 재미있어 했다. 영어에 재미를 붙인 현지는 이젠 해외 영어캠프에서도 잘 적응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강남 엄마들의 놀이교육' 책을 쓴 조은희 크래다놀이학교 원장은 "조기교육에 대한 욕구가 매우 높은데, 놀이를 통해서도 엄마들의 이런 욕심이 자연스레 채워질 수 있다"고 말한다.

꼭 놀이학교에 등록하거나, 값비싼 교구를 이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집에서 엄마와 함께하는 놀이로도 조기교육은 충분히 가능하다. 조 원장이 제안하는 생활 속 실전 놀이교육을 알아봤다.

◆놀이로 하는 교육=영어 교육에서 가장 기본은 대화다. 대화를 시작하면 듣기가 되고 또 자연스럽게 읽기와 쓰기도 된다. 인형놀이나 소꿉놀이를 영어로 해보자. 얼핏 아이들이 어려워할 것 같지만, 아이들은 대화를 통해 모든 언어를 습득할 수 있기 때문에 쉽고 자연스럽게 영어를 배울 수 있다. 하루에 한 문장씩 영어 질문을 던지는 것도 효과적이다. "How does this feel? Does it feel nice?"와 같이 일상적인 문장을 하나씩 활용해 본다.

논술에 필요한 논리적 사고력을 키우는 논리놀이도 있다. 논리놀이는 아이의 이해력이 어느 정도 발달한 24개월 이상부터가 적당하다. 입체 도형을 주고, 보는 각도에 따라 모양이 다르다는 것을 인지시킨 뒤 밑면이나 윗면 등이 어떤 모양으로 보일지 추리하게 한다. 또 여러 색깔의 물감을 주고, 섞으면 어떤 색으로 변할지 상상해 보도록 한다. 이 같은 구체적인 현상에 대한 체험놀이를 통해 아이는 인과관계를 익힐 수 있다.

수학은 계산을 가르치기보다 개념을 익힐 수 있는 놀이로 접근해야 한다. 바둑알이나 종이 모형 등을 이용해 숫자 세는 법과 덧셈.뺄셈을 습득한다. 또 농구공.축구공.야구공.탁구공 등을 비교하며 크기에 대해 배우고, 동그라미.세모.네모 모양의 비스킷을 보며 도형을 터득한다.

과학놀이는 집안의 주방에서도 엄마와 함께 쉽게 할 수 있다. 물과 알코올이 든 컵에 각각 고추기름을 넣고, 고추기름이 뜨는지 가라앉는지를 살펴본다. 또 유리병에 물을 가득 채우고 물을 끓이거나 얼리면 부피가 어떻게 바뀌는지 관찰한다. 욕조에 여러 물체를 넣어보고 물에 뜨는 것과 가라앉는 것을 분류해 본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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