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비즈] "사회적 책임 다해야 글로벌 브랜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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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세계적 브랜드 전문가인 존 퀠치(53.사진) 미국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부학장은 "광고를 많이 하면 브랜드 이미지가 좋아질 것이라고 믿고 돈을 낭비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며 "브랜드의 힘은 품질과 서비스가 뒷받침될 때 나온다"며 고 강조했다. 소비자가 브랜드를 '소비'하면서 제품에 대한 만족뿐 아니라 '자긍심'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퀠치 교수는 애플컴퓨터.월트디즈니 등 50여 글로벌 기업의 컨설턴트로 활동했다.

LG애드 초청으로 최근 한국에 온 그를 인터뷰했다. 퀠치 부학장은 "글로벌 브랜드 기업에 대해 소비자는 일반 기업보다 높은 수준의 사회적 책임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다국적 석유기업 BP가 '석유를 넘어서(Beyond Petroleum)'라는 슬로건으로 내세웠던 것처럼 소비자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환경', '인권' 과 같은 가치를 브랜드가 담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과 LG.현대와 같은 한국의 대기업의 브랜드에 대한 조언도 했다.

그는 "미국.일본 등의 글로벌 기업과 비교할 때 짧은 시간에 세계 시장에 브랜드 이미지를 심었다"면서 "다만 한국에서 성공하면 세계시장에서도 쉽게 성공할 수 있다고 잘못 생각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고 일침을 놓았다. 각국의 사회.문화적 특성을 세심히 관찰해 브랜드전략을 세워야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그는 "삼성.LG와 같은 브랜드를 한국의 브랜드로 알고 있는 미국인들은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른바 최고경영자(CEO)의 브랜드 관리에 대해선 "주주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CEO의 자아(ego)는 버려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지나치게 CEO개인의 브랜드 관리에 신경을 쓰지말고 '회사 이익'를 먼저 고려해야한다는 뜻이다.

글=염태정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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