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멧돼지 떼…고속도 건너다 5마리 치여 죽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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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도심에 잇따라 출현해 소동을 피웠던 멧돼지가 이번엔 고속도로에 떼지어 나타났다.

지난달 30일 오후 9시50분쯤 경북 의성군 안평면 도옥리 중앙고속도로에서 대구에서 안동 쪽으로 가던 카렌스 승용차가 도로 위에 있던 멧돼지 떼를 치어 새끼 5마리가 죽었다. 무게 40~50㎏인 죽은 멧돼지는 태어난 지 6개월 남짓 된 새끼로 전문가는 추정했다. 당시 도로에는 몸집이 큰 것과 새끼 등 20여 마리가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운전자 윤모(49.안동시 정하동)씨는 "밤인 데다 커브 길이어서 미처 멧돼지를 보지 못했다"며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다섯 마리는 그대로 차에 부딪혔다"고 말했다. 윤씨는 차량의 앞범퍼가 깨진 외에 별다른 피해가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야산에서 사고 현장 옆 가드레일이 없는 지점을 통해 들어온 뒤 길을 따라가다 치인 것으로 보인다"며 "차량 통행이 많지 않은 시간이어서 고속도로로 내려온 것 같다"고 했다.

경북대 박희천(57.생물학) 교수는 "개체 수가 급격히 불어나 먹잇감이 부족해지면서 산을 내려오는 멧돼지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며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사고"라고 말했다.

의성=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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