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안정 피부로 느낀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뿌리 깊었던 한국인들의 인플레심리가 상당히 진정되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본사창간 18주년에 즈음해 고려대신문방송연구소(소장 오택섭교수)에 위촉, 조사한 「국민생활의식조사」에 따르면 작년에 비해 금년 물가가 어떠냐는 질문에 변동이 없다거나 내렸다는 반응(47.8%)이 올랐다는 반응(43.6%) 보다 오히려 높아졌다.
상당한 물가안정을 이룩했다는 작년에도 같은 설문에 대해 「올랐다」는 반응이 76.1%나 됐었다.
물론 금년에도 물가에 변동이 없다는 반응이 28.9%여서 내렸다는 반응(18.9%)보다 올랐다는 반응이 훨씬 더 높은게 사실이다. 그러나 올랐다는 반응중에는 8할이상이 조금 올랐다 (37.9%)는 것이어서 안정화 심리는 상당히 정착됐다고 볼수 있다.
지난해 보다 생활형편이 나아졌다는(37.8%) 사람이 어러워졌다(21.1%)는 사람보다 많은 것도 80년대들어 처음인데, 그 이유로 물가안정을 꼽는 반응이 작년의 23.7%에서 32.7%로늘었다.
자연히 정부의 물가동향발표에대한 선뢰도도 늘어나 믿는 쪽의 반응이 71.9%로 믿지않는 쪽의 24.2%보다 훨씬 높다.
그런데도 물가안정은 81, 82년에 이어 계속 최대의 관심사로 꼽혀 최근의 물가안정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는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할 과제로 지적됐다.
금년 조사에서도 우리 국민의 범중류생활의식은 82.5%로 여전히 두텁다는게 재확인됐다. 우리국민의 범중류의식은 일본정부가 조사한 일본국민의 중류생활의식 89%에 비해 낮은데, 그까닭은 하류의식을 지닌 우리국민(16.7%)이 일본사람(6.9%)보다 많기 때문이다. 중류가정의 월평균소득에 대해서는 3사람중 1명이 50만원대(32.5%)란 응답을 했고, 30만∼70만원대로 보는 분포가 약 78%였다.
두터운 중류의식층에도 불구하고 은행에 예금을 하는 국민은 재작년(51.8%), 작년(51.4%)에 비해 상당히 줄었다(39.9%). 저금리와 실명제실시가 한 원인이 아닌가 분석된다.
사회정화시책 때문인지 사회부조리는 제5공화국 이전에 비해 줄었다고 보는 사람이 63.6%로 별차이가 없다(27.6%) 거나 늘었다(8.8%)는 사람에 비해 훨씬 많다.
여야간의 정치현안인 지방자치제 실시에 대해선 「대도시부터 우선 실시」(43.7%), 「당장 전면실시」(8.4%)등 적극적 반응이 반수가 넘는다.
나머지중에는 반반이 「시기상조」(24.3%), 「모르겠다」(23.6%)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학력이 높거나 도시주민중에 대도시부터 우선 실시 주장이 많고, 학력과 소득이 낮은 사람중에 무관심도가 높다.
현재 재판에 계류중인 중공여객기납치범들에 대해서는 국제협약과 국내법에 따르되, 관대하게 처분해야 한다는 의견이 54.9%나 된다. 공산주의가 싫어 망명한 사람들이니 즉각 석방해야된다는 의견은 20.9%, 엄벌해야한다는 견해는 15.4%였다.
이 사건과 관련된 한·중공교섭의 여파인지 미·일을 제외하고 어느 나라와 가까운게 좋으냐는 질문에 중공이 16.8%로 가장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같은 설문에 대해 작년 4위였던 중공이 1위로 부상한 반면 1위(18.8%)였던 사우디아라비아는 서독·동남아에 이어 4위(12%)로 떨어졌다. 이는 중동진출 붐이 진정된 것과 관련이 있는 것같다.
정부가 문호를 열어놓은 해외이민문제에 대해선 기회가 있으면 가고싶다는 반응이 작년(36.7%)에 비해 상당히 높아졌는데(45.1%)이주희망지역은 미국·캐나다(40.9%), 유럽(22.6%), 호주·뉴질랜드(15.6%)등 선진국으로 집중되어 있는게 특징.
최근 관심이 부쩍 높아진 컴퓨터에 대해선 하는 일을 대개 짐작한다(63.6%)는 막연한 생각을 지닌 사람이 아직은 대다수였다. <상보 6,7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