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은행에 20대 강도|대구 기관원 가장 비상문 침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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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대구=연합】18일 하오5시쯤 대구시 칠성동2가350의9 대구은행 통일로지점(지점강·송문호·43)에 권창훈씨 (21·무직·대구시 비산동936)가 침입, 휴일당직근무를 하던 행원 채본수씨(23)와 운전기사 박경성씨(54) 등 2명을 미리 준비해간 둔기로 때려 중상을 입힌 뒤 현금을 강탈하려다 긴급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현장에서 검거됐다.

<범행>
범인 권은 이날 하오4시20분쯤 은행비상통용문 밖에서 당시근무중인 행원 채씨에게 기관원을 사칭, 『지점장비위를 조사할 것이 있으니 지점장댁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해 번호를 알려주자 돌아갔다.
범인은 20분쯤 후 다시 은행에 찾아가 『지점장댁에서 전화를 받지 않는다면서 집 약도을 가르쳐 달라고 해 당직근무 행원인 채씨가 비상 통용문을 열어주자 소형가방1개를 들고 은행에 들어온 뒤 숙직실에서 함께 TV스포츠중계를 보다가 가방 속에서 신문지에 싸인 쇠망치를 꺼내 채씨와 운전사 박씨의 머리를 내리쳤다.

<검거>
쇠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은행원 채씨는 쓰러지면서 숙직실에 설치된 비상벨을 팔꿈치로 눌러 대구북부서 칠성파출소 경찰관3명과 북부서 기동타격대10명이 출동, 운전기사 박씨와 격투를 벌이며 대치 중이던 범인 권을 불잡았다.

<범행동기>
범인 권은 추석용돈이 궁한데다가 어머니와 함께 살 집을 2천50만원에 계약했으나 계약금1백50만원만 치르고 중도금과 잔금 1천9백만원을 마련키 위해 범행했다.

<범인주변>
편모슬하에서 자란 2남3녀 중 막내로 금년 3월 강원도삼사모공업전문대 2년을 수료, 2급 측량기사자격증을 갖고 있으며 철공소직공으로 있는 형과 함께 공장을 만들어 가난에서 벗어날 계획이었다.

<은행원>
중상을 입은 은행원 채씨와 운전기사 박씨는 동산의료원에 입원 중이나 채씨는 중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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